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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전쟁 속 미사일 도발한 北, ‘푸틴의 卒’ 자처했다

우크라 전쟁 속 미사일 도발한 北, ‘푸틴의 卒’ 자처했다

Posted February. 28, 2022 08:29,   

Updated February. 28, 2022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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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어제 오전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한 발을 쐈다. 미사일은 고도 620km까지 솟아 300km를 날아갔다. 지난달 30일 중거리탄도미사일를 발사한 지 4주 만으로, 올해 들어 8번째 도발이다. 베이징 겨울올림픽 기간에 도발을 멈췄던 북한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한국의 3·9 대선을 열흘 앞두고 또다시 도발에 나선 것이다. 청와대는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를 열어 “깊은 우려와 엄중한 유감”을 표명했다.

 북한의 도발 재개는 출발 총성이 울린 ‘미국 대 중·러 대결’의 신(新)냉전 기류에 올라타려는 기회주의적 행보를 여실히 보여준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에 병력을 집결시키던 1월 한 달 동안 북한은 각종 미사일을 7차례나 쏘아댔다. 중국의 올림픽 기간엔 러시아도 북한도 숨 고르는 시간을 가졌고, 올림픽 종료와 함께 러시아가 군사행동에 나서자 북한도 그에 발맞추듯 무력시위를 재개했다. 북한 외무성은 도발에 앞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국의 강권과 전횡에 근원이 있다”며 미국에 사태의 책임을 돌리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북한은 마침 한국의 대선과 정부교체기를 맞아 김일성 생일 110주년을 맞는 4월 15일까지 도발의 수위를 한껏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사실상 식물상태로 들어간 터에 아무런 제재 없이 도발을 일상화하고 그래서 ‘정상적인 국방력 강화’ 활동으로 묵인 받겠다는 노림수일 것이다. 나아가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나 핵실험 같은 도발로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신냉전에 편승하는 북한의 모험주의는 스스로 제 무덤을 파는 위험천만한 도박이다. 미국이 아무리 유럽 전선에 정신이 팔려있다 해도 본토를 위협하는 핵미사일 도발을 좌시할 수는 없다. 사면초가에 놓인 지금의 김정은으로선 중·러 독재자 연대의 하위 멤버로서 활로를 찾을 수 있다고 기대할지 모르지만 그것은 결국 중·러가 두는 장기판의 졸(卒)을 자처하는 것이다. 중·러가 자기네 처지가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내주는 희생양으로 삼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