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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변호사 피살 사건’ 22년만에 살인교사범 체포

‘제주 변호사 피살 사건’ 22년만에 살인교사범 체포

Posted August. 21, 2021 08:20,   

Updated August. 21, 2021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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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의 대표적인 장기 미제 사건인 ‘이승용 변호사 살인사건’의 피의자가 22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경찰청은 살인교사 혐의로 김모 씨(55)를 체포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은 4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했으며 그동안 캄보디아에서 불법체류 신분으로 머물던 김 씨는 6월 현지 당국에 적발돼 추방 조치된 후 18일 제주로 송환됐다.

 이승용 변호사(당시 44세)는 1999년 11월 5일 오전 6시 48분쯤 제주시 삼도2동 제주북초등학교 인근에 세워진 자신의 쏘나타 승용차량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전담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나섰지만 범인을 잡지 못했다. 1년 뒤 수사본부가 해체되면서 22년간 미제 사건으로 남았다.

 하지만 지난해 6월 SBS ‘그것이 알고 싶다’ 프로그램에 김 씨가 직접 출연해 자신이 ‘살인 교사범’이라고 밝히면서 다시 주목을 받았다. 김 씨는 방송에서 조직폭력배 두목인 백모 씨(2008년 사망)로부터 지시를 받고 부산 출신으로 ‘갈매기’로 불리는 동료 손모 씨(2014년 사망)에게 이 변호사를 살해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살인교사 공소시효가 지난 줄 알고 사건 내막을 방송에서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찰은 형사처벌을 피할 목적으로 국외로 도피한 경우 공소시효가 정지된다는 점, 살인사건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내용의 일명 ‘태완이법’ 시행 등을 근거로 김 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다. 김 씨는 자백 동기에 대해 “이 변호사 처가 당시 수사 대상에 오르기도 했는데 억울한 누명을 풀어 주고, 살해된 것을 설명해서 피해자의 원혼도 달래주면 유족 측으로부터 사례비를 받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임재영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