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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만에 우주여행 꿈 이룬 美 할머니

Posted July. 03, 2021 08:19,   

Updated July. 03, 2021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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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0년대에 우주비행사 시험을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하고도 여자라는 이유로 우주에 가지 못했던 80대 할머니가 60년 만에 우주여행에 나선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가 소유한 우주탐사기업 블루오리진은 1일(현지 시간) “월리 펑크(82)가 이달 20일 ‘명예 승객’의 자격으로 우주 탐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펑크는 베이조스와 그의 남동생 마크 베이조스, 경매에서 2800만 달러(약 318억 원)를 내고 선정된 승객과 함께 이달 20일 우주관광 로켓 ‘뉴 셰퍼드’를 타고 우주여행에 나선다. 이날은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한 지 52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들은 우주의 시작이라고 여겨지는 100km 상공까지 올랐다가 무중력 상태를 4분간 체험하고 다시 발사지인 서부 텍사스의 사막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펑크는 미국이 소련과 우주경쟁에 나섰던 1961년 미국 최초의 유인위성 발사 계획인 ‘머큐리 프로젝트’에 따라 선발된 13명의 여성 중 한 명이다. 당시 소련이 여성을 우주에 보낸다는 정보가 입수되자 미국도 여성을 상대로 우주비행 능력을 시험했다. 펑크는 ‘머큐리 13’으로 불리는 이 13명의 여성 가운데 가장 어렸지만 가장 우수한 성적으로 우주비행사 시험을 통과했다. 하지만 그의 우주비행 꿈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여성을 우주로 보내는 계획이 돌연 중단되면서 우주비행사 자리는 모두 남성들에게 돌아갔다.

 펑크는 베이조스의 인스타그램에 올려진 동영상에서 우주에 가게 된 것이 “환상적”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지금 모든 순간이 좋다. 하하. 기다릴 수가 없다”며 “그들은 ‘너는 여자라서 이걸 못해’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누구든지 원한다면 할 수 있다’고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베이조스는 인스타그램에 “누구도 (이 기회를 펑크만큼) 오래 기다리지 않았다”며 “이제 때가 됐다. 승무원이 된 것을 환영한다. 월리”라고 적었다.

 올해 82세인 펑크는 이번 비행으로 전 세계 최고령 우주비행이라는 기록도 세우게 됐다. 미국에서 처음으로 우주비행을 한 여성은 샐리 라이드로 1960년대 초 펑크의 우주비행이 좌절된 이후 무려 20여 년 뒤인 1983년에야 나왔다.


유재동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