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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건 모가디슈 탈출 생생한 구현

Posted July. 02, 2021 09:01,   

Updated July. 02, 202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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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정부가 유엔 가입을 위해 회원국을 상대로 외교 활동을 펼치던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내전이 발발한다. 포탄이 빗발치는 전장의 한복판에는 통신마저 끊긴 채 고립된 한국과 북한 대사관의 직원들이 있었다. 28일 개봉하는 류승완 감독의 ‘모가디슈’는 낯선 소말리아 땅에 갇힌 우리 대사관 직원들의 목숨을 건 탈출기를 그렸다. 당초 지난해 여름 개봉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올여름 극장가를 찾게 됐다.

 류 감독과 주(駐)소말리아 한국대사 역을 맡은 김윤석, 참사관 역의 조인성, 주소말리아 북한대사 역의 허준호 등 배우 8명은 1일 온라인 제작보고회에서 촬영 뒷이야기를 풀어 놨다.

 류 감독은 제작사 덱스터스튜디오의 제안으로 이 영화의 메가폰을 잡게 됐다. 어렴풋이 알고만 있던 사건이었지만 당시 기록물들을 받아 보고는 극적인 상황에 단숨에 매료됐다고 한다. “탈출 과정에서 한국대사관이 보관하고 있던 기록물들은 많이 분실됐다. 천만다행으로 당시 소말리아 국영방송 간부가 직원들의 탈출기를 보관하고 있었다. 이 기록을 바탕으로 내전 상황을 구현할 수 있었다.”(류 감독)

 영화는 모두 모로코 에사우이라에서 촬영됐다. 소말리아는 우리 정부가 여행금지국가로 지정해 갈 수 없는 상황에서 모가디슈를 가장 닮은 지역을 찾았더니 바로 이곳이었다.

 “비행기에서 내려서도 차로 3시간 더 가야 나오는 현장이었다. 촬영장까지 갈 때는 힘들었지만 천국처럼 아름다운 공간이어서 촬영 중의 고통스러운 순간도 잊어버리곤 했다.”(조인성)

 3개월간의 촬영 기간 내내 낯선 땅에서 낯선 음식을 먹으며 지내기가 녹록지 않을 때도 있었다고 한다. 지친 후배들을 북돋는 역할을 한 건 현지 촬영 경험이 풍부한 허준호였다.

 “보통 현지 촬영 3주차에 접어들면 촬영 이외의 생활들이 슬슬 고생스럽게 느껴진다. 최고참 선배로서 해 줄 수 있는 걸 생각해 보니 따뜻한 차 한잔과 얘기 나눌 시간을 내어주는 것이었다.”(허준호)

 모가디슈는 이국적인 화면뿐 아니라 호화로운 캐스팅으로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배우들의 개성이 너무 강한 나머지 서로 연기가 충돌하는 일은 없었을까.

 “겹치는 캐릭터 없이 모두 개성이 강한 배우들이어서 영화가 굉장히 다양해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조인성, 북한대사관 참사관 역의 구교환 모두 처음 호흡을 맞추는데도 모두의 모습이 영화에 잘 녹아들었다.”(김윤석)

 “연기는 액션에 리액션이 더해지며 풍부해진다. 선배님들과 연기하니 그들의 액션에 리액션만 얹어도 신(scene)이 술술 풀렸다. 너무 편한 현장이었다.”(조인성)


전채은기자 cha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