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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데 덮친 ‘車반도체 대란’

Posted March. 22, 2021 08:27,   

Updated March. 22, 2021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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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차량용 반도체 제조 3위인 일본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생산라인 일부가 멈춰 서는 사고가 발생했다. 공장 재가동 시점까지 한 달 이상 소요될 가능성이 높아 전 세계적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19일 새벽 르네사스 이바라키현 나카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반도체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됐다.

 화재 피해가 발생한 곳은 300mm 반도체 웨이퍼를 생산하는 시설로 주로 자동차 운행을 제어하는 차량용 반도체 마이크로 컨트롤러를 만드는 공장이다.

 21일 르네사스 측은 공장 내 화재가 발생해 장비 11대가 피해를 입었으며 이 공장 전체 생산량의 3분의 2는 차량용 반도체라고 밝혔다. 르네사스 측은 또 “건물 피해는 없지만 정수 공급·공조 등 일부 장비와 제조 장비의 피해를 확인했다”라며 “한 달 정도 후 공장 생산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생산라인은 한 번 가동을 멈추면 완전 정상화까지 보통 수개월이 소요된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번 화재 사고로 전 세계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르네사스는 피해를 입은 마이크로 컨트롤러 제품군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특히 르네사스의 주요 고객인 도요타자동차 등이 화재 사태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도요타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 등으로 인해 일부 글로벌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르네사스는 일본 도요타뿐 아니라 포드, 애플, 폭스바겐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완성차 업체들이 생산, 재고를 줄였다가 예상보다 수요가 빠르게 회복하면서 촉발됐다. 차량용 반도체를 공급하는 회사들이 그사이 스마트폰, PC, 서버 등 다른 수요처 대응에 집중하면서 수급 불일치가 발생한 것이다. 미국 텍사스 한파, 일본 반도체 공장 화재 등까지 덮치면서 공급 부족이 심화됐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수급 불균형 현상은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라며 “코로나19 사태로 침체됐던 시장이 빠르게 회복하면서 스마트폰, 서버 등 반도체 공급 역시 부족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는 고동진 사장은 17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반도체와 반도체 관련 부품의 수급 불균형이 매우 심각하다”며 “올해 2분기(4∼6월) 반도체 부족 현상에 따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생산차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서동일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