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당선인(57)을 표지 모델로 내세운 유명 패션지 보그가 ‘화이트 워싱’ 논란에 휩싸였다. 영화, 드라마 등에서 비백인 캐릭터를 백인처럼 보이게 하는 것을 뜻하는 말로 보그가 미국의 첫 비백인계 부통령의 사진에 과도한 편집을 했다는 비판이다. 해리스 당선인은 자메이카계 흑인 아버지와 인도계 타밀족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정치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보그는 10일(현지 시간) 트위터를 통해 해리스 당선인이 모델로 등장한 2월호 표지 사진 2장을 공개했다. 첫 사진에서 그는 검은 바지 정장에 같은 색깔의 스니커즈를 신고 등장했다. 하지만 배경의 화려한 분홍 휘장이 오히려 모델을 가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두 번째 사진에서 해리스 당선인은 금빛 배경 앞에서 하늘색 정장을 입은 상반신을 드러냈다. 두 사진 모두 과한 조명이 아프리카 및 아시아계 미국인이라는 해리스 당선인의 피부색깔을 지나치게 밝게 만들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두 번째 사진을 두고 화이트 워싱 논란이 거세다.
보그는 지난해 7월,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유명 흑인 기계체조 선수 시몬 바일스(24)를 표지 모델로 세웠을 때도 화이트 워싱 논란에 휘말렸다. 이에 비난의 화살이 패션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편집장 애나 윈터(72)로 향하고 있다. 윈터는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속 주인공의 역할 모델로 유명하다.
파키스탄계 이민자 후손인 극작가 와자핫 알리는 트위터에 “엉망진창”이라며 “윈터 편집장이 흑인 친구 및 동료가 없는 게 분명하다”고 질타했다. 그는 “삼성 스마트폰으로 찍거나 우리 집 마당에서 자연광으로 찍어도 저 사진보다 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뉴욕타임스(NYT)는 ‘윈터가 30년 넘게 편집장을 맡은 결과 보그 내에 인종차별이 만연하다. 그가 마른 백인을 선호하고 흑인 아동을 가리키는 모욕적 표현까지 썼다’고 보도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윈터는 직원에게 공개 사과했다.
보정 논란을 떠나 사진 자체의 수준이 높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성소수자 인권운동가 샬럿 클라이머는 트위터에 “뒤늦게 끝낸 숙제 같다”고 비판했다. 소셜미디어에도 “해리스 당선인이 프랑스 연회장에 갈지, 워싱턴 의회에 갈지, 조깅을 할지 갈피를 못 잡는 사진”이라고 꼬집는 글이 올라왔다.
임보미 bom@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