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44·사진)가 신분을 속이고 직접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독극물팀 요원과 통화해 암살 사건의 전모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FSB가 나발니의 속옷 안쪽에 독극물을 묻혀 암살하려 했다는 것이다.
21일 나발니는 자신의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려 영국 탐사보도 전문매체 벨링캣, 독일 슈피겔 등과 함께 자신을 3년 이상 미행해 온 FSB 독극물팀 요원 6∼10명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나발니는 “러시아 국가안보회의(NSC) 고위 관리로 신분을 속여 FSB 요원인 콘스탄틴 쿠드럅체프와 직접 통화했다”며 45분간의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나발니는 ‘암살 작전이 실패한 이유를 상부에 보고해야 한다’며 쿠드럅체프에게 어떤 방식으로 신경작용제 노비초크를 사용했느냐고 물었다. “속옷”이란 답변에 나발니는 “정확히 어느 부분이냐”고 거듭 물었고, 이에 “사타구니 안쪽”이란 답이 돌아왔다.
나발니는 올 8월 20일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향하던 기내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였고 옴스크에서 중간 착륙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쿠드럅체프는 “만약 비행기가 도중에 착륙하지 않았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예상치 못했던 일”이라고 밝혔다. FSB는 나발니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FSB 공보실은 “나발니가 공개한 내용은 FSB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해 계획된 도발”이라며 “외국 정보기관의 조직적, 기술적 지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설 snow@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