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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왕’ 폼페이오, 세금으로 인맥관리 만찬 논란

‘갑질왕’ 폼페이오, 세금으로 인맥관리 만찬 논란

Posted May. 22, 2020 07:58,   

Updated May. 22, 2020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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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좌관에게 개 산책과 세탁물 심부름을 시키고, 자신의 비위 의혹을 조사하던 국무부 감찰관을 전격 경질해 비판받고 있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57)이 세금으로 인맥 관리용 만찬을 즐겼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2024년 미 대선에서 집권 공화당 후보를 노리는 것으로 알려진 그의 정치 행보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NBC방송은 20일 폼페이오 장관이 2018년 4월 취임 후 외교와 무관한 정재계, 언론계 인사를 국무부로 초대해 약 20차례 소위 ‘매디슨 디너’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미 4대 대통령 제임스 매디슨의 이름을 딴 행사로 매디슨이 종종 외교안보 전문가들과 저녁을 함께하며 조언을 구한 데 착안했다.

 NBC가 폼페이오의 초청 인사 500여 명을 분석한 결과 외교 관련 인사 비중은 14%에 그쳤다. 정부 및 정계(30%), 재계(30%), 언론계(25%) 인사가 다수를 차지했다. 특히 언론계 참석자 중 39%가 친(親)정부 성향인 폭스뉴스 소속이었다. 행사 경비 역시 전액 세금으로 충당됐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의 아내 수전은 매디슨 디너에 함께 참석했을 뿐 아니라 초청인 명단 관리, 메뉴 선정 등에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정보가 가정주부인 수전의 개인 이메일로 전달된 사실도 밝혀졌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해 1월 미 연방정부가 일시 업무정지(셧다운) 상태일 때 중동을 방문하면서 아내를 대동해 비판을 받았다. 당시 상당수 국무부 직원조차 해외 출장이 금지됐고 일부는 전화 사용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취임 전 고향인 중부 캔자스주에서 3선(選) 하원의원을 지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각별한 신임을 받고 있는 그가 장관을 마친 후 상원의원 등을 거쳐 대권에 도전할 것이라는 설이 끊이지 않는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국무부 기자회견에서 감찰관 해임에 관한 질문을 받고 보복 인사 의혹을 부인했다. 특히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이 야당 민주당의 상원 외교위 간사인 밥 메넨데스 상원의원(뉴저지)실에서 나왔다고 주장했다. 메넨데스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줄곧 비판해 온 대표적인 반(反)트럼프 인사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