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가 1년이 넘는 장고 끝에 세운재정비촉진지구(세운지구) 일대를 개발하는 대신 보전하기로 결정했다. 세운지구 재개발의 전면 재검토 논란을 일으켰던 노포(老鋪) 을지면옥은 철거로 가닥을 잡았다.
서울시는 세운지구 171개 정비구역 중 일몰 시점이 지난 152개 구역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정비구역에서 해제하고 도시재생 방식의 관리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은 ‘세운상가 일대 도심산업 보전 및 활성화 대책’을 4일 발표했다. 지난해 1월 박원순 서울시장이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뒤 1년 2개월여 만이다.
○ 171개 정비구역 중 152곳 해제 후 재생 추진
계획에 따라 2구역(35곳)과 3구역(2곳), 5구역(9곳), 6-1구역(32곳), 6-2구역(47곳), 6-3구역(5곳), 6-4구역(22곳) 등 152곳이 정비구역에서 해제된다. 서울시는 2014년 3월 세운상가 일대 지역을 171개 중·소규모 지역으로 쪼개 분할 개발하는 ‘세운재정비촉진계획’을 세워 추진했다. 하지만 해당 구역들은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하지 않았고 5년이 지났다.
서울시는 정비구역을 해제한 지역에 도시재생활성화사업 등을 추진한다. 낡은 시설에 화장실과 소방시설 등을 설치하고 주차장, 도로, 보도 등도 개선한다. 정비사업이 추진 중인 19개 구역에는 임시 영업장을 제공하고 현재 임대료와 비슷한 수준에서 이용하는 공공임대상가를 조성할 계획이다. 관리처분을 앞둔 3-6구역과 7구역 세입자들은 사업 시행자가 제공하는 임시 영업장을 사용하다가 2021년 세운 5-2구역에 서울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동 조성하는 지식산업센터의 공공임대상가(약 100실)에 입주하게 된다.
사업시행인가가 신청된 5-1구역과 3구역은 사업 시행자가 부지와 건물을 기부 채납하면 그곳에 공공임대상가를 조성할 계획이다. 세운상가 인근 소규모 공구상들이 모여 있고 ‘노가리 골목’이 위치한 수표도시환경정비구역도 부지를 기부 채납받아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SH)공사가 120실 규모의 공공임대상가를 만든다.
○ 임대료 비슷한 공공임대상가 700실 공급
서울시는 세운지구 일대에 기계 정밀, 시계, 인쇄, 공구 등 기존 산업을 보전하는 거점을 만든다. 서울시와 중구, LH, SH공사 등이 갖고 있는 부지나 기부채납을 받은 토지 등에 공공임대상가 700실 이상이 포함된 산업거점시설을 만들 계획이다. △지식산업센터(5-2구역) △문화산업센터(5구역 경관녹지) △인쇄스마트앵커·메이커스페이스(6구역) 등이다. 산업거점에서는 기존 산업에 3차원(3D) 프린터나 사물인터넷(IoT) 등을 접목할 수 있는 협업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세운지구 재개발 재검토 논란을 일으킨 전통의 평양냉면집인 을지면옥은 철거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을지면옥 을지다방(3-2구역), 양미옥(3-3구역), 조선옥(3-8구역) 등 전통의 가게들을 동의 없이 강제로 철거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보전 방식을 두고 서울시와 을지면옥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을지면옥 측에서 주변 가게들은 개발하고 을지면옥만 남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며 “현재 새로 지은 건물로 이주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미옥과 조선옥은 보전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다음 달까지 일몰 관련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이후 세운재정비촉진계획 변경 절차에 들어가 올 10월 마칠 계획이다.
홍석호기자 will@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