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태평양 표류 美여성 2명, 6개월만에 구조

Posted November. 01, 2017 09:29,   

Updated November. 01, 2017 09:34

 조난을 당해 6개월 가까이 태평양을 표류하던 미국 하와이 여성 2명이 구출돼 지난달 30일 육지에 도착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들이 이날 전했다.

 제니퍼 어펠(48)과 타샤 푸이어바는 애견 두 마리를 데리고 5월 3일 하와이를 출발했다. 이들은 18일 뒤 남태평양 섬나라 타히티에 도착한 뒤 약 반 년을 거기에 머물며 주변 섬들을 항해할 예정이었다.

 선장인 어펠은 하와이 주변을 10년 동안 항해한 풍부한 경험이 있었고, 이번 여행도 2년이나 준비했다. 하지만 이들의 여행은 시작부터 불운했다. 며칠 지나지 않아 강력한 폭풍에 휩쓸렸고, 엔진과 돛대가 차례로 망가졌다. 통신 설비도 모두 고장 났다.

 이들의 표류는 지난달 24일 일본에서 남동쪽 1450km 떨어진 해상에서 대만 어선에 발견될 때까지 계속됐다. 구조 요청을 받은 미 정부는 인근에 있던 해군 7함대 소속 강습상륙함 ‘애슐랜드’함을 현지에 보냈다. 25일 상륙함에 올라탄 여인들은 30일 드디어 오키나와 미 해군기지에 도착했다. 176일 만에 육지를 다시 밟은 것이다.

 어펠은 “우리가 이때 구조되지 않았다면 하루도 버티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표류 기간 세 차례의 태풍을 만났고, 식인 상어의 공격을 2차례나 받았다고 말했다.

 어펠은 충분한 식량을 갖고 있었던 것이 오랜 표류에서 살아남은 비결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와이 어부들이 바다에선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한 달을 항행하려면 6개월 분량의 식량을 비축하라고 조언했고, 이를 따르지 않았다면 살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배에 오트밀, 쌀, 파스타, 쇠고기 육포, 말린 과일과 견과류 등을 1년 치나 싣고 있었다. 하지만 애완견과 나눠 먹느라 구조됐을 때는 90%가량이 소비된 상황이었다. 어펠은 표류 도중 바닷물을 식수로 바꾸는 담수장치가 고장 나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갈증으로 쓰러지기 전 다시 고친 일도 있다고 말했다. 구조 당시 이들은 비교적 건강한 상태였다. 애견들도 다가오는 구조팀을 향해 요트 위를 뛰어다니며 짖어댈 정도로 멀쩡했다.

 이 때문에 이들의 표류기에 의문이 많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특히 이들이 왜 요트에 장착된 비상위치발신무선장치(EPIRB)를 가동시키지 않았는지에 대한 지적이 많다. 이 장치는 배가 침몰해 물과 닿거나 수동으로 조작하면 자동으로 조난 신호를 위성에 보낸다.

 이들이 탔던 요트는 파손이 심해 발견 현장에 버려졌다. 두 여성은 집이 없었고, 요트가 그들의 전 재산이자 삶의 보금자리였다. 생사의 고비를 넘긴 뒤에도 어펠은 “내년 5월에 다시 타히티로 가서 주변 섬들을 돌아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성하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