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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지나 서울평화상 받은 메르켈 총리

Posted November. 04, 2016 09:06,   

Updated November. 04, 2016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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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 총리청사에서 서울평화상 상패와 상금 20만 달러(약 2억2800만 원)를 받았다.

 메르켈 총리는 수상 후 연설에서 “독일과 이웃 국가, 이스라엘과의 화해와 상호 이해를 위한 노력에 상이 주어지는 것으로 독일과 유럽에 큰 선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평양의 지도부는 국제법을 무시한 채 국제사회에 대한 도발을 지속하고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이웃 국가들을 수년간 위협하고 있다”라며 “한국인들이 통일의 꿈을 이루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서울평화상문화재단은 2014년 9월 제12회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메르켈 총리를 선정했다. 메르켈 총리는 당시 서울에서 직접 상을 받겠다고 했으나 방한 계획 없이 2년 넘게 흐르자 재단에 양해를 구해 이날 뒤늦게 독일에서 시상식을 열었다.

 재단은 2년 전 메르켈 총리를 수상자로 발표하면서 “제2차 세계대전에 독일이 자행한 홀로코스트에 대해 거듭 사과의 뜻을 밝히면서 과거의 만행을 부정하고 있는 국가, 인권을 말살하거나 유린하고 있는 현존 독재국가들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2008년 3월 독일 총리로는 처음으로 이스라엘 의회 연설을 하며 “쇼아(홀로코스트를 뜻하는 히브리어)는 독일인에게 가장 큰 수치다. 유태인 600만 명을 대량 학살한 일은 유태인, 유럽, 전 세계의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또 2013년엔 독일 총리로는 처음으로 4만300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다하우 나치 강제수용소를 방문해 “이곳 수감자들의 운명을 떠올리면 깊은 슬픔과 부끄러움을 느낀다”라며 “대다수 독일인이 당시 대학살에 눈을 감았다. 이곳의 경고는 영원할 것”이라고 사죄했다.

 서울평화상은 1988년 서울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기념하기 위해 제정돼 격년제로 시상한다. 1990년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당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첫 수상자로 선정됐으며 이후 조지 슐츠 전 미국 국무장관, 국경 없는의사회, 구호 단체인 영국의 옥스팜 등이 수상했다. 2012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상을 받았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