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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후계자 지명 연기설... ‘10년집권 불문율’ 깨지나

시진핑, 후계자 지명 연기설... ‘10년집권 불문율’ 깨지나

Posted October. 07, 2016 08:55,   

Updated October. 07, 2016 09:19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후계자 지명을 늦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4일 시 주석이 내년 가을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이하 19차 당대회)에서 후계자 지명을 하지 않고 미뤄 그의 집권을 연장하려 한다는 추측을 낳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AFP통신은 8월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에서 시 주석의 공산당 총서기직을 유임시키는 방안이 논의된 점을 들어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부터 계속되어 온 ‘10년 집권’의 불문율이 깨질 수 있다고 전했다.

 NYT에 따르면 후계자 지명이 늦어지면 시 주석이 후보자들을 검증하는 시간을 벌어 차기 권력자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누가 후계자가 될지 정해지지 않는 데 따른 대가도 적지 않다. 최고 권력을 노리는 후보자들 간에 오랜 기간 과열 경쟁이 벌어질 수 있고 시 주석이 중국 공산당의 오랜 불문율인 ‘10년 임기’ 약속을 지킬지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독일 메르카토르 중국연구소의 제바스티안 하일만 소장은 “후계자를 지명하지 않는 경우 향후 5년간 극심한 마찰이 계속되고 시 주석이 세 번째 임기를 차지하기 위한 술책으로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끈 덩샤오핑(鄧小平)은 자신이 물러나면서 후임 권력자에게는 총서기와 국가주석을 한 차례 연임해 10년씩 집권하는 관례를 만들었다. 또한 최고지도부를 구성하는 정치국 상무위원에게 적용되는 ‘7상8하(七上八下·67세는 유임, 68세는 은퇴)’의 나이 규정을 뒀다. 따라서 내년 19차 당대회에선 현재 7명의 상무위원 가운데 시 주석(1953년생)과 리커창(李克强·1955년생) 총리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은 나이 제한에 걸려 퇴임해야 한다. 20차 당대회가 열리는 2022년에는 시 주석도 69세가 돼 물러나야 한다.

 하지만 내년 당대회에서 왕치산(王岐山·1948년생)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유임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내년 68세가 되는 왕 서기가 유임되면 상무위원이 ‘7상8하’를 비켜가는 전례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 경우 시 주석에게도 2022년 당대회에서 상무위원이자 총서기직에서 물러나지 않을 수 있는 ‘핑곗거리’가 생기게 된다. NYT는 상무위원의 퇴임 연령을 높여 왕 서기를 유임시킨 뒤 리 총리의 후임으로 기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고 보도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