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의 5대 의무인 성지순례(하지)를 열흘 앞둔 11일 최대 순례지인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의 카바 사원(마스지드 알 하람) 증축공사 현장 크레인이 붕괴해 107명이 숨지고 238명이 부상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외신들은 사고 당시 나무가 뿌리째 뽑힐 정도의 모래폭풍이 불다가 천둥과 번개가 치더니 폭우가 쏟아졌다며 번개가 크레인을 때렸고 크레인이 대사원 안쪽으로 쓰러지면서 공사 구조물을 쓰러뜨렸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을 전했다. 사우디에서 모래폭풍은 흔하지만 폭우는 매우 드물다. 게다가 사고 당일은 이슬람 대예배(주마)가 있는 금요일인 데다 시각도 오후 5시 10분경으로 저녁 기도를 위해 신도가 모이는 때여서 피해가 컸다.
마스지드 알 하람은 아브라함이 맏아들 이슈마엘(유대교와 기독교에선 이삭)을 유일신 알라에게 희생공물로 받치는 제의를 치르려 했던 검은 돌(카바)을 둘러싼 세계 최대 모스크로 매년 200만 명이 찾는 이슬람 최대 성지다.
최근 수년 사이 무슬림 수가 증가하면서 하지 참여 인사가 늘어 2006년 성지순례에선 메카 부근의 미나 평지에서 360명이 압사하는 사고가 잇따라 카바 사원에서도 대규모 증축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이슬람권 일각에선 사우디 정부가 소박하고 검소한 이슬람의 가르침에 반해 카바 사원을 화려하고 크게 짓는 것에 대한 알라의 진노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