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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발레리나, 75년 장벽깨고 정상에 선다

Posted July. 02, 2015 07:14,   

많은 흑인 발레리나가 어린 나이에 무용수의 길을 포기합니다. 그들을 위한 미래가 없다고 생각하니까요. 저도 같은 이유로 그만두고 싶을 때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들수록 더 그만둘 수 없었습니다.

올해로 창립 75주년을 맞은 미국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스티 코프랜드(33)를 수석무용수로 승급한다고 밝혔다. ABT의 75년 역사상 첫 흑인 여성 수석무용수가 된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돌파해내자.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보자는 강한 의지가 생겼다며 (흑인인) 내가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도 내 앞의 선구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ABT의 레이철 무어 대표는 미국은 다양한 민족과 인종이 모인 국가인 만큼 국립 발레단인 ABT도 미국(의 다양성)을 닮아야 한다고 그의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발레리나로선 늦은 나이인 13세 때 발레를 시작한 코프랜드는 2000년 ABT에 입단했고 2007년 혼자 공연할 수 있는 솔로이스트 자리에 올랐다. 뉴욕타임스(NYT)는 코프랜드는 ABT의 수석무용수가 되고 싶다는 의지를 자서전 등을 통해 공개적으로 밝혀왔는데 그런 적극적 태도는 (보수적인) 무용계에서는 흔치 않다고 전했다.

코프랜드는 백조의 호수 로미오와 줄리엣 등에서 여자 주인공 역을 맡으면서 대중적 인기와 영향력이 높아졌다. 올해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포함됐고 이 잡지의 표지 모델로 소개됐다. 미 언론들은 발레리나 사진이 타임 표지에 실린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CBS방송은 코프랜드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도 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