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미-영, 우방 이스라엘 총리 e메일도 해킹

Posted December. 23, 2013 03:09,   

日本語

미국 정보기관과 영국 정보기관이 20082011년 60개국의 정치인과 기업, 국제기구 등 1000여 개 대상에 대해 무차별 정보 수집을 하면서 미국의 주요 우방인 이스라엘의 총리와 장관의 e메일도 해킹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뉴욕타임스와 독일 슈피겔은 20일 에드워드 스노든 전 미 중앙정보국(CIA) 직원이 제공한 자료를 토대로 미 국가안보국(NSA)과 영국의 감청기관 정보통신본부(GCHQ)가 2009년 1월 에후드 올메르트 당시 이스라엘 총리의 e메일을 해킹했다고 밝혔다. 당시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핵시설에 대한 군사 공격과 이란 우라늄 농축 공장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놓고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었다.

미영 양국은 같은 해 에후드 바라크 당시 이스라엘 국방장관의 e메일을 가로챘으며 2010년에는 예루살렘의 히브리대 핵물리학 연구소의 e메일을 해킹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이란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의 의중을 알아내려는 시도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1987년 미 해군 분석관 조너선 폴라드가 군사기밀 정보를 빼내 이스라엘에 넘긴 혐의로 종신형을 받는 등 양국의 스파이 역사는 길다고 전했다.

미영 정보당국은 20082009년 호아킨 알무니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의 전화도 도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알무니아 부위원장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 미국 기업의 유럽 반독점법 위반을 오랫동안 조사해온 인물이어서 NSA가 자국 기업을 위해 도청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바니 바인스 NSA 대변인은 성명에서 우리는 기업을 위해 거래 비밀을 훔치는 데 정보 역량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이 밖에 프랑스 석유회사 토탈과 방위산업체 탈레스, 르완다 주재 독일대사관, 유엔개발계획(UNDP), 세계보건기구(WHO), 유엔아동기금(UNICEF), 유엔군축연구소(UNIDIR), 의료지원단체인 세계의 의사들(MDM) 등도 NSA의 감시 대상에 올랐다.

한편 미 국가정보국(DNI)은 21일 NSA의 대량 정보수집 활동을 처음 승인한 것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기밀문서를 공개했다. 제임스 클래퍼 DNI 국장은 부시 전 대통령이 911테러 직후인 2001년 10월 테러리스트 감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알카에다 테러범 추적을 위해 정보수집을 처음 재가했다고 밝혔다. 이번 기밀문서 해제는 NSA 정보수집 활동을 정당화하기 위한 백악관의 전략이라고 AP통신이 분석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