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은 초등학교와 고등학교에 비해 중학교가 가장 심하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중학교에서의 인성교육이 중요하지만 실제로 이를 가르치는 도덕시간은 줄었다.
동아일보와 이투스청솔이 서울의 전체 중학교(358곳)를 대상으로 2010년과 올해 수업 시간표를 분석한 결과 도덕은 20시간 이상 줄었다. 반면 영어와 수학 수업은 각각 30시간 늘었다. 인성교육이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학교알리미 공시자료를 보면 중학교 3년 동안의 평균 수업시간은 영어가 339.7시간에서 358시간으로 18.3시간 늘어났다. 수학도 372.2시간에서 386시간으로 13.8시간 증가했다.
하지만 국어는 437.8시간에서 435.3시간으로 2.5시간 줄었다. 기술가정 과목도 15.8시간 감소했다. 특히 도덕이 167.8시간에서 147.1시간으로 12.3%(20.7시간)나 감소했다.
세부적으는 전체 학교의 51.1%(183개교)가 영어 수업을, 43.9%(157개교)가 수학 수업을 늘렸다. 두 과목의 수업을 줄인 학교는 각각 14곳(영어)과 21곳(수학)에 불과했다. 반면 도덕은 55.3%(198개교)가 수업 시간을 줄였다. 그 결과 전체의 85.5%(306개교)는 올해 3학년에서 도덕 수업을 하지 않는다.
이처럼 수업 편성이 달라진 이유는 정부가 2011학년도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한 2009 개정 교육과정 때문이다. 개정 교육과정은 8개 교과군의 수업을 정해진 기준의 20% 범위 내에서 학교별로 자유롭게 늘리거나 줄이도록 했다. 또 학기당 이수 교과목을 8개 이내로 편성하면서 일부 과목은 특정한 학기에 몰아서 하도록(집중이수제) 허용했다.
정부는 한 학기에 들어야 하는 교과목 수를 줄이면 학생의 학습 부담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성교육에 도움이 되는 체육과 예술 교과가 지난해 2학기부터 집중이수 과목에서 제외됐다. 이런 상황에서 인성교육의 기초인 도덕 과목까지 줄었다.
전문가들은 자유로운 시간표가 주요 과목 집중으로 변질됐다고 진단했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성적과 진학이 중요한 중고교에 자율성을 부여하면 입시에 도움이 되는 주요 과목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여기에서도 확인된다고 지적했다.
영어와 수학의 수업 시간을 늘리려면 다른 과목의 수업 시간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총 3366시간의 수업 가운데 영어 교과군은 340시간, 수학 교과군은 374시간이 기준이지만 과학/기술가정 교과군이나 사회/도덕 교과군의 시간을 26시간 이상 줄이면서 이런 결과가 나타났다.
교육부는 학교의 자율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개정된 교육과정이 기본적으로 학교의 자율성을 늘린다는 취지를 갖고 있다는 얘기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과 학부모의 수요를 반영해 주요 과목의 비중을 키웠을 수도 있다. 현재의 상황에 대해 면밀한 실태조사를 벌이겠다고 말했다.
이성호 중앙대 교수(교육학과)는 도덕 과목은 인성교육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과목인데도 소외되고 있다. 학교와 학부모, 학생이 모두 성적만 염두에 두도록 만드는 현실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