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사설] 삼세 번 만의 나로호 성공, 이젠 한국형 발사체다

[사설] 삼세 번 만의 나로호 성공, 이젠 한국형 발사체다

Posted January. 31, 2013 06:56,   

日本語

세 번만의 성공이다. 한국의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가 마지막 도전에서 성공한 것은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위상을 높인 쾌거다. 위성작동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1단 로켓 점화부터 과학위성 분리까지 9분간에 걸친 일련의 과정은 완벽했다. 5000년 역사에서 처음 있는 우주 진출이다. 나로호 성공을 위해 땀방울을 흘린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기술진에게 아낌없는 갈채를 보낸다.

두 번의 실패와 수차례의 연기 등 시련을 딛고 얻어진 결실이기에 벅차고 감격스럽다. 지난해 12월12일 북한이 우리보다 앞선 로켓기술로 은하3호를 발사하는 바람에 상한 자존심을 나로호 발사 성공으로 회복하게 됐다. 로켓 개발은 과학기술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1970년이 되기 전에 달에 우주비행사를 보낸다는 계획으로 침체된 미국사회에 활력과 희망을 불어넣었다. 1950년대 미국과 소련이 로켓 개발을 통해 체제경쟁을 벌였다. 나로호 프로젝트는 노무현 정부에서 시작돼 이명박 정부에서 결실을 맺었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둔 시기의 나로호 비상()이 국민통합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번 성공으로 우리는 발사체 시스템 설계 및 조립, 발사운영기술, 지상발사시스템 기술 등 한국형 발사체를 개발하는데 필요한 기술과 경험을 확보하는 소득을 올리게 됐다. 두 차례에 걸친 나로호의 실패는 우리에게 쓴 약이 됐다. 로켓개발은 시행착오의 연속이다. 선진국도 실패를 분석하고 바로잡는 과정에서 기술촉진을 이루었다. 미국 소련 일본 중국도 수많은 실패를 겪고 로켓기술을 확보했다.

엄밀히 말해 나호로가 절반의 성공이란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나로호 1단 로켓은 러시아에서 수입한 것이고 궤도에 올리는 나로과학위성도 100kg밖에 되지 않는다. 궤도도 활용성이 없는 타원궤도를 돌아 분명한 한계를 갖고 있다. 세계적으로 운영되는 저궤도발사체는 최소 500kg의 위성을 발사한다. 그래야 경제성과 효율성을 가질 수 있다. 2021년을 목표로 진행 중인 한국형 발사체(KSLV-2)는 1.5t급 실용위성을 고도 700km까지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 기술로 독자 개발한 KSLV-2를 성공시키는 날이 진정한 우주독립국이 되는 날이다. 지속적 투자와 함께 실패를 용인하는 국민적 인내가 요구된다.

나로호 성공에도 불구하고 우주개발 논란은 더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복지확대로 재정수요가 급증하는 시대에 천문학적 돈을 들여 로켓을 개발할 필요가 있느냐는 반대가 만만치 않다. 로켓 개발은 단순히 경제논리로만 접근할 일은 아니다. 로켓기술 확보는 국격()과 국민의 자긍심을 높일뿐더러 고부가가치 산업 등 연관 산업의 발전을 유도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무엇보다 북한 은하3호가 증명하듯 로켓은 곧 군사기술이므로 국방능력과 직결된다. 박근혜 당선인은 지난해 TV토론에서 달에 태극기를 휘날릴 것이라며 우주개발에 대한 의지를 천명했다. 우주개발에는 많은 돈이 만큼 명확한 비전을 제시해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는 노력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