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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상공서 냉동한파 또 내려온다 (일)

Posted January. 19, 2013 02:59,   

혹한을 몰고 오는 성층권 돌연 승온(Stratospheric Sudden Warming) 현상이 710일 나타났다.

이는 지표에서 1050km 높이의 성층권 온도가 갑자기 수십도 올라가는 현상을 뜻한다. 보통 이맘때 성층권 온도는 영하 6070도인데 여러 요인에 의해 갑자기 영하 30도 안팎으로 오르는 것이다.

이렇게 기온이 오르면 지표에서 20km 높이 성층권의 기류인 극 소용돌이가 균형을 잃고 약해진다. 약해진 소용돌이는 성층권 아래 대류권에 영향을 미친다. 북극 상공을 도는 제트기류도 이 여파로 균형을 잃고 약해진다. 이는 제트기류의 세기를 나타내는 북극진동지수가 음()으로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북극 상공의 냉기를 가두는 제트기류의 세기가 약해지면 찬 기운이 중위도 지역까지 내려오는 현상을 초래한다.

지난해 2월 초 한반도에 몰아친 혹한의 원인이 바로 성층권 돌연 승온북극진동지수 변화 때문이었다. 지난해 1월 17일경 성층권 돌연 승온 현상이 나타났고 2월 1일 한반도 기온이 급락해 2월 2일 서울의 최저 및 최고기온이 각각 영하 17.1도, 영하 9.5도로 1957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일일평균기온은 영하 13.7도로 1920년 이래 92년 만에 가장 낮았다.

성층권 돌연 승온 현상이 시작되면 보통 15일 뒤 날씨의 변화가 일어난다. 710일 나타났으므로 빠르면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 중위도 지역에 강력한 추위가 찾아올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 현상의 영향을 받은 북극 제트기류가 어떤 형태의 흐름을 보이느냐에 따라 어느 지역에 추위가 닥칠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에 따라 북미와 유럽 각국에서도 성층권 돌연 승온 현상의 출현을 알리며 한파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영국 BBC는 성층권 돌연 승온 현상이 항상 한파를 불러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앞으로 날씨의 매우 중요한 변수인 것은 분명하다고 보도했다.

기상청은 평년보다 추운 날씨가 이달 중으로 끝나고 2월부터 평년 기온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성층권 돌연 승온 현상이 나타남에 따라 2월 강추위가 닥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김현경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18일 성층권 돌연 승온 현상이 대류권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지 얼마 안돼 아직은 예측하기가 어렵다며 지난해와 같은 상황이 나타나면 북극 찬 기운의 영향으로 강추위가 닥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성호 star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