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초등생 강간살해 피의자 김점덕처럼 신상정보가 공개되진 않지만 재범확률이 높은 성범죄 우범자는 현재 전국에 2만 여명에 달한다. 경찰 관리대상에 올라있는 이들 2만명은 성범죄로 최근 15년 안에 5년 이상 또는 최근 10년 안에 3년 이상 실형을 선고받거나 최근 5년 안에 세 차례 이상 입건된 사람들이다.
하지만 경찰이 이들을 감시할 법적 근거가 없어 13개월에 한 차례 주변인을 통해 동향을 파악하는 정도다. 또 이들 중 아동 성범죄를 저질렀거나 전자발찌를 착용한 사람이 누군지 분류해 관리하지 않고 있다. 감시 대상자 중 추가 성범죄를 저질렀는지 여부도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관리가 허술하다. 경찰은 김점덕을 성범죄 우범자로 분류해 사건 발생 이틀 전 동향을 점검하고도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범행을 방치한 꼴이 됐다. 이 때문에 이들에게도 전자발찌를 채우고 성범죄자 신상공개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실효성있는 정보공개가 되도록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신상공개는 실효성 떨어지는 만큼 전자발찌 착용을 확대해야
신상공개 소급적용만으로는 실효성있는 대책이 되기 어렵다는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성범죄 우범자의 신상정보가 공개돼도 주민들이 성범죄 전과자의 얼굴과 이름을 일일이 외우고 다니지 않는 한 예방효과가 거의 없다. 게다가 현재는 동()까지만 공개되고 있어 사실상 아무 의미없는 공개라는 지적이 많다. 어린 딸을 둔 송모씨는 동은 방대한 지역이다. 구체적인 주소가 다 나오지 않으면 성범죄자들이 어디에 사는 지 알 수 없어 미리 대비할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전자발찌를 확대하자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전자발찌제는 13세 미만 아동을 성폭행하거나 2회 이상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에 대해 형기를 마친 후에도 발목에 전자발찌를 채우는 제도다. 성범죄 전력자의 동선을 실시간 추적 감시할 수 있어 실효성이 높다. 법무부 조사 결과 2008년 9월 제도 시행 이후 3년 간 전자발찌 착용자의 재범률은 0.9%에 불과했다. 제도 시행 전인 20052008년 검거된 성폭력 전과자의 재범률이 14.5%에 이르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낮아진 수치다.
조윤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전자발찌 착용자에 대한 설문결과 83%가 발찌 부착기간 동안 불법행동을 피하려 노력했다고 답했다며 범행을 하면 바로 수사선상에 오를 것에 심적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물론 전자발찌 제도 도입이전에 ##범행을 저지른 성범죄 우범자들에게 곧바로 전자발찌를 소급 적용할 경우 중복처벌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전자발찌 제도에 대한 사법부의 적극적인 의지도 필요하다. 이 제도 도입 후 지난해 상반기(16월)까지 검찰의 전자발찌 명령 청구를 법원이 기각한 비율은 무려 47.5%. 이영란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는 판사들이 법 이론에 얽매어 피고인 인권보장에 무게를 두고 성범죄의 높은 재범률은 간과하고 있다며 사법부가 2차 피해를 막는다는 의지를 갖고 전자발찌 착용 대상을 적극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자발찌제의 내실 있는 운영을 위해 인력 확충도 시급하다. 현재 전자발찌 착용자 수는 982명으로 2008년 151명에서 6.5배로 늘었다. 하지만 위치추적 관제센터 요원과 현장 보호관찰관 등 관리 인력은 63명에서 102명으로 1.6배로 느는데 그쳤다.
화학적 거세는 실효성 검증이 우선
지난해 7월 대대적인 토론끝에 도입됐지만 실제론 유명무실하게 되어버린 화학적 거세(성충동 억제 약물치료) 제도를 이대로 방치할 것인지도 논의해야한다. 화학적 거세 제도가 지난해 7월 도입된 이후 실제 집행 건수는 아직 1건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약물 치료의 실효성을 입증할 연구 결과가 미흡해 법원이 집행에 소극적이라고 지적한다. 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약물치료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연구와 조사 결과들이 서둘러 뒷받침 돼야만 현재의 제도를 지켜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학적 거세를 강제로 집행할 경우 되레 성범죄자의 폭력성을 키울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강제적으로 남성성을 박탈하면 스트레스를 받은 성범죄자가 또 다른 범죄를 일으킬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성폭력 가해자들의 심리를 과학적으로 분석한 뒤 이를 토대로 지속적인 심리 치료을 병행해야 근본적 해결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신광영 박훈상 neo@donga.com tigermask@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