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여수세계박람회가 힘찬 뱃고동을 울리며 93일간 꿈의 항해를 시작했다. 인구 30만 명의 작은 도시 여수가 세계를 향해 문을 연 것이다.
남해 쪽빛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여수박람회는 11일 전남 여수 신항 일대에서 열린 개막식을 통해 화려한 속살을 공개했다. 전야제를 겸한 개막식은 디지털 기술과 아날로그 감동이 어우러진 바다의 향연이었다.
역대 엑스포 중 세계 최초로 바다 위에서 펼쳐지는 만큼 개막식은 엑스포 주제(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를 공감할 수 있는 대규모 해상공연과 포퍼먼스로 채워졌다. 식전 행사는 해양음악제로 꾸며졌다. 60여 명으로 구성된 윈드오케스트라가 선원과 바다의 노래 봄의 왈츠 바다 교향곡 등을 연주하면서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박람회장 앞 오동도 주변 바다에서는 범선과 요트, 전통선 등이 한자리에 모여 해상 퍼레이드를 펼쳤다. 워터스크린 디오(The-O)에서는 생명과 상상, 위대함과 흥겨움의 바다를 표현한 영상물이 참석자들을 매혹시켰다. 중요 무형문화재 안숙선 명창이 무용단과 함께 펼치는 비나리 공연이 펼쳐지자 바다 생물을 대표하는 11m 높이의 목각인형 연안이와 바다 친구들이 퍼레이드로 화답했다. 이어진 무대에서 가수 아이유가 엑스포 로고송을, 조수미와 합창단 30명이 해상쇼 주제곡인 꽃피는 바다를 열창했다. 이어 2NE1 빅뱅 등 인기 가수들의 흥겨운 노래가 이어지면서 축제 열기는 절정을 향해 내달렸다.
개막식 하이라이트는 단연 빅오(Big-O)쇼였다. 지름 35m 규모의 O형 구조물 디오(The-O)에서 펑하는 소리와 함께 형형색색의 불꽃이 쏟아져 내렸다. 이어 물안개로 만든 거대한 워터스크린이 디오에 걸리자 이곳저곳에서 초록색 푸른색 노란색 붉은색 레이저 광선이 바다 위 하늘을 수놓았다. 레이저 광선은 345개의 분수가 만들어내는 워터스크린에 닿으면서 새가 되어 훨훨 날아가기도 하고 해초로 변하기도 했다. 최고 200m 높이로 솟는 분수와 어우러져 상상하기도 어려워 보이는 독특한 형상을 연출하던 디오에 한 소녀의 얼굴이 나타났다. 물과 빛이 만나 탄생시킨 소녀의 얼굴은 파괴된 바다를 되살리고 인류와 자연이 공존하길 바라는 인류의 미래였다. 박영대 2012여수세계박람회조직위원회 제2사무차장은 라스베가스 분수쇼와 프랑스 월드컵 행사를 주관한 세계 초일류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해 빅오쇼를 완성하는데 2년이 걸렸다며 여수 엑스포의 아이콘이자 유산으로 남을 것으로 기대하며 기획했다고 말했다. 빅오쇼는 엑스포가 열리는 93일간 매일 밤 9시 반부터 30분 씩 관람객의 눈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정승호 이형주 shjung@donga.com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