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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가 유럽K팝 근거지? 영국에 한류팬 더 많아

파리가 유럽K팝 근거지? 영국에 한류팬 더 많아

Posted April. 21, 2012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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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소녀시대와 슈퍼주니어 등 대표적인 한류스타의 공연이 프랑스 파리에서 열렸다. 유럽에서 열린 첫 대규모 케이팝(K-pop한국 대중가요) 공연이었고 대성황이었다. 정병국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프랑스 현지에서 한류 팬클럽과 간담회도 했다. 파리는 유럽문화의 중심이자 한류 확산을 위한 최적의 발판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유럽에서 한류 팬이 가장 많은 국가는 영국이었다. 소녀시대가 런던에 갔다면 런던 히스로 공항에 한류 팬이 넘쳐났을 것이다.

동아일보는 2006년부터 2012년까지 숨피라는 케이팝 콘텐츠 사이트에 대한 국가별 방문 현황을 구글의 빅데이터 분석 도구인 구글 애널리틱스를 이용해 분석했다. 숨피는 지난해 순방문자가 5500만 명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한류 사이트다. 현재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로 서비스된다. 동아일보는 같은 기간 KOTRA가 내놓은 세계 지역별 한류 관련 보고서 500여 건과 언론 보도도 함께 분석했다.

이수만의 SM엔터테인먼트, 박진영의 JYP, 양현석의 YG 등 국내 대형 연예기획사들은 한류 팬이 가장 많은 곳을 집중적으로 공략한 뒤 주변 지역으로 확산시키는 전략을 펴고 있다. 3사가 지난해부터 파리에서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이곳이 유럽 케이팝의 중심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숨피 데이터를 보면 최근 7년간 영국의 한류 팬이 프랑스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방문자 순위에서 영국은 10위 안에 꾸준히 올라왔지만 프랑스를 포함한 다른 유럽 국가는 한 차례도 10위권에 들지 못했다.

공략할 타이밍을 놓치는 바람에 한류가 주춤하는 사례도 있다. 두바이가 있는 아랍에미리트(UAE)가 대표적이다. 국내에선 유럽과 아시아의 가교 역할을 하는 UAE에 케이팝이 최근에야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숨피 데이터를 보면 UAE는 이미 2006년부터 한류 팬이 존재했다. 2007년에는 국가별 숨피 방문자 수 19위에 올랐다. 그런데 2008년 이후에는 지금까지 한 번도 20위 안에 들지 못했다.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소득 수준이 높은 UAE에 케이팝 열풍이 불었던 사실을 일찍 알았더라면 이곳을 허브로 삼아 중동지역을 공략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이번 분석 결과 한류가 확산되면 국내 기업의 수출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도 수치로 나타났다. KOTRA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한국 드라마에서 시작한 한류가 케이팝에 이어 게임 패션 쇼핑문화에 대한 호감으로 이어져 한국 기업의 매출이 늘고 있다고 돼 있다. 인도네시아는 숨피 방문자 순위가 2006년 10위에서 올해 4월 현재 4위로 올라섰다. 한류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고 있다는 의미다.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인도네시아 수출 규모는 2005년보다 2.78배 늘어났다.



정진욱 김상훈 coolj@donga.com sanh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