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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북-중국군 적군묘지 중관광객 등 일반에 개방 (일)

파주 북-중국군 적군묘지 중관광객 등 일반에 개방 (일)

Posted February. 27, 2012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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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가 급증하는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파주시 적성면 답곡리에 있는 적군 묘지를 안보관광지로 개발하기로 했다. 적군묘지는 625전쟁 때 숨진 북한군 및 중국군 그리고 무장공비 등의 유해가 묻혀 있는 곳으로 중국인 관광객들이 추모할 수 있도록 허용함으로써 지역 주민의 관광수익을 올리자는 계산이다.

26일 관련 기관에 따르면 경기도는 이달 초 적군묘지를 일반인에게 개방하고 정비하는 사업에 대한 검토를 요청하는 공문을 국방부에 보냈다. 도 관계자는 국내 여론뿐 아니라 중국,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해 국방부 차원에서 외교통상부 통일부 등과 협의 중이라며 조만간 결론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적군묘지 개방은 자칫 사회적 논쟁을 야기할 수 있어 관련부처 협의와 여론 수렴 등을 거쳐 신중하게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적군묘지는 약 6000m(약 1800평)의 땅에 1, 2묘역으로 나뉘어 있다. 1000구 안팎의 유해가 안장돼 있다. 121 청와대 습격사건 때 사살된 무장공비, 1987년 대한항공기 폭파범 등도 이곳에 묻혀 있다. 1996년 5월 전국에 흩어져 있던 묘를 옮겨오기 시작해 지금도 새로 발굴된 유해들이 이곳에 묻힌다. 사망한 적군이라도 묘지를 조성해 관리해야 한다는 제네바 협정에 따라 이뤄진 조치다. 군 관리 시설이라 원칙적으로 일반인이 접근할 수 없지만 군인들이 경계를 서지 않아 현장을 둘러볼 수 있다. 그러나 이정표도 없는 외진 곳에 있어 근처 농민들 외에는 발길이 뜸하다.

전체 유해 가운데 270구가량이 중국군이다. 도는 이곳에 향로 제단 등과 화장실 주차장 등 기본적인 편의시설 설치를 검토 중이다. 급증하는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제3땅굴 등 경기 북부 안보관광지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약 26만 명. 이 가운데 약 80%는 중국인이다.

그러나 북한군 묘가 걸림돌이다. 묘가 뒤섞여 있어 자칫 북한군 참배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보수단체들의 반발을 살 수 있다. 이 때문에 묘지 정비가 결정되면 중국군 묘를 한쪽으로 모아 별도의 묘역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기 위해 민간사업자가 묘지 정비 및 관광지 운영을 맡게 될 예정이다. 이미 민간법인 설립이 추진 중이며 중국 측 기업인들이 이를 통해 투자 의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외국에 묻힌 군인 유해 송환 또는 묘역 보수 등을 비공식적으로 추진 중이다. 중국 기업인들의 적극적인 투자 움직임은 당국의 지원 또는 동의 아래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투자를 협의 중인 중국 기업인들은 당장은 묘역 정비가 급하지만 장기적으로 유해 송환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견을 한국 측 인사들에게 밝히고 있다. 안보관광지 조성을 추진 중인 김동훈 전 이장(57)은 중국인 방문이 늘어나면 주민에게 도움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 양국 관계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성호 윤상호 starsky@donga.com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