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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김태효와 이종석

Posted January. 16, 2012 08:47,   

노무현 정부 통일외교안보 정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은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54)이었다. 2001년 대권을 준비했던 노 전 대통령에게 통일외교분야 자문에 응했던 인연으로 이 전 장관은 2003년 3월 초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이 됐다. 직급은 차관급이었지만 권력은 장관 몇 명을 합해도 모자랄 실세() 중 실세였다. 매일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일해 세븐 일레븐이란 별명을 얻었다. 그는 대통령에게 올라가는 대외관계, 남북관계, 그리고 국방정책 관련 보고서를 모두 마사지했다.

북한 전문가인 이 전 장관이 주한미군재배치와 전략적 유연성 등 전반적인 한미동맹 재조정, 북한 핵위기의 격화, 동북아시아 안보지형의 지각변동에 제대로 대처할 역량을 갖췄느냐에 대한 회의론은 꾸준히 제기됐다. 이 때문인지 이 전 장관이 가장 듣기 싫어했던 말이 아마추어였다. 이 전 장관은 2006년 통일부 장관으로 영전했지만 그해 7월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발사와 10월 핵실험을 막지 못한 책임을 지고 공직에서 물러났다. 노무현 정부의 평화번영정책도 막을 내렸다.

이명박(MB) 정부의 김태효 대통령대외전략비서관(45)은 여러모로 노 정부의 이종석 장관에 비견된다. 김병국-김성환-천영우 외교안보수석이 자리를 바꾸는 동안 김 비서관은 이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 라인에서 한자리를 지켰다. 2010년 10월 외교통상부 장관 지명자인 김성환 수석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때는 김 지명자가 아니라 참고 증인으로 채택된 김 비서관에게 한국 외교안보정책을 묻는 질문이 쏟아졌다. 대통령의 뜻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MB의 외교안보 전략을 거침없이 말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는 평도 따른다.

그 김 비서관이 어제 외교안보수석실의 대외전략기획관(수석급)으로 승진했다. 중국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현 정부 외교안보 실세여서 MB 정부의 대미편중 외교가 심화되고 있다는 비판도 있지만 아마추어라고 폄훼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외관계와 남북관계의 풍랑이 올해는 더욱 거셀 것으로 관측된다. MB의 실세 참모 김태효가 올해 좋은 평가를 받는다면 MB 정부 외교안보의 성적도 괜찮다는 뜻이 될 것이다.

하태원 논설위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