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체로키 땅 전부를 가져갔네. 우리를 이 보호구역에 처박아 두고 우리의 언어를 빼앗고 우리의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쳤네. 미국 팝송 인디언 보호구역에 나오는 가사다. 사라져가는 체로키어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에게 대단히 쓸모가 있었다. 미군은 솜 강 전투에서 체로키족을 동원해 체로키어로 비밀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이때 동원된 인디언을 코드 토커(code talker)라고 한다. 독일군은 체로키어를 아는 사람을 구할 수 없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히틀러는 제2차 세계대전을 준비하면서 인디언 언어를 배워오도록 인류학자 30여 명을 미국에 보냈다.
인디언이 코드 토커로 동원된 가장 유명한 사례는 태평양 전쟁 때 나바호족이다. 1차 대전의 베테랑 폴 존스턴은 나바호족 보호구역에서 선교사의 아들로 자라 나바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비()나바호족 중 한 명이었다. 2차 대전 발발 전 나바호어를 구사하는 비나바호족은 30명도 채 되지 않았고 특히 일본인 중에는 한 명도 없었다. 그의 권고로 미군은 나바호족 코드 토커를 동원했다. 일본에 결정적 패배를 안겨준 이오지마 전투에서 6명의 나바호족 코드 토커가 800개의 메시지를 하나의 착오도 없이 주고받아 승리를 이끌었다.
제로니모, E-KIA. 제로니모, 작전 중 사살된 적(Enemy Killed In Action)이란 뜻이다. 여기서 제로니모는 911테러의 배후 조종자 오사마 빈라덴을 말한다. 제로니모(18291909)는 19세기 미군과 멕시코군을 공포로 몰아넣은 최후의 아파치족 전사다. 제로니모가 등장하는 할리우드 영화는 숱하게 만들어졌다. 할리우드 영화는 늘 악인을 필요로 하는데 그 악인이 오늘날은 이슬람 테러리스트이고 냉전 붕괴 전에는 소련 스파이였으며 할리우드 초창기 서부영화에서는 인디언이었다.
미국이 빈라덴을 가리키는 암호로 제로니모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자 인디언 사회에서 반발이 터져 나왔다. 위대한 인디언 영웅을 미국이 가장 증오하는 적과 연결시킨 것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다. 미국인은 제로니모에 대해 외경()의 양가() 감정을 가지고 있다. 미군 공수부대원은 낙하할 때 두려움을 몰랐던 제로니모의 이름을 외치는 전통이 있었다. 지금도 미군 501공수부대와 509연대 1대대는 제로니모를 부대의 별명으로 사용한다.
송 평 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