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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돈 창구 말연, 한국에 대출 거부

Posted March. 03, 2011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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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이슬람 금융시장인 말레이시아 정부가 최근 국내 금융회사의 신규 자금공급 요청에 수쿠크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라고 통보, 국내 금융회사들이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슬람채권법(일명 수쿠크법안)의 국내통과가 무산됨에 따라 국내 금융회사들의 중동 오일머니 유치가 차질을 빚으면서 수쿠크 후 폭풍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일 기획재정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말레이시아 정부는 한국 금융회사들의 링깃본드(링깃 MTN)를 통한 대출을 거절했다. 말레이시아 통화인 링깃으로 발행되는 링깃본드는 자금의 한도와 기간을 정하고 이 범위 내에서 수시로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빌리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링깃본드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고안된 이슬람 채권이 아니기 때문에 한국 금융회사들은 2008년부터 오일머니를 유치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해왔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한국 정부와 금융회사들에게 한시적으로만 링깃본드를 이용해서 자금을 조달하고 이슬람 채권법이 통과된 이후에는 수쿠크 채권을 통해서 본격적으로 자금을 공급받으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이슬람 채권법 통과 무산으로 말레이시아를 통한 자금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산업은행은 최근 35억 링깃(11억5000만 달러)의 자금을 빌리는데 성공했지만 말레이시아 정부의 요구로 이 가운데 20억 링깃은 수쿠크 발행을 통해 조달하기로 했다. 이슬람 채권법이 통과되지 않는 한 절반 이상의 돈은 쓰고 싶어도 쓸 수 없는 그림의 떡인 셈이다.



문병기 조은아 weappon@donga.com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