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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 독일기업에 팔려고 했었다 (일)

현대엔지니어링 독일기업에 팔려고 했었다 (일)

Posted December. 07, 2010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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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자금 마련에 애쓰던 8월에 현대건설 인수 후 현대건설 핵심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을 외국 기업에 넘기는 방안까지 검토하면서 실탄을 준비하려 했던 것으로 6일 드러났다.

비록 이 방안은 결렬됐지만 이로 추정해 볼 때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자금으로 제시한 프랑스 나티시스은행 대출금 1조2000억 원도 현대엔지니어링 매각 못지않은 대출 조건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 주주협의회(채권단)도 이날 현대그룹에 7일 정오까지 대출금에 대한 추가 소명자료를 제출하라고 공식 요청했다.

현대그룹은 1조 원의 투자를 받는 조건으로 당초 재무적 투자자(SI)로 참여하기로 했던 독일 M+W그룹의 모기업인 스툼프그룹에 현대엔지니어링을 넘기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지분 규모는 72.5%이며, 매각시점에 이 지분 가치와 스툼프그룹의 투자액인 1조 원 사이에 차이가 발생할 경우에 이를 조정하는 조치까지도 논의했다.

매각 시기에 대해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인수 2년 후, 스툼프그룹은 2년 이내를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의 이 같은 논의 내용을 담은 계약내용협의서(Term Sheet)에는 여러 요구 조건과 함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조지 스툼프 스툼프그룹 회장의 자필 서명까지 담겨 있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종합엔지니어링 기업으로 발전플랜트 부문에서 36년이 넘는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올해 매출 1조3000억 원, 영업이익 1887억 원이 예상되는 알짜 기업이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 관계자는 논의 과정에서 M+W그룹의 제안을 받아들이기 어려워 협상이 결렬됐다며 협의서는 아무런 구속력이 없는(non-binding) 문서이며, 여기에 서명한 것을 지금 와서 왜 거론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건설 채권단은 6일 현대그룹이 제출한 프랑스 나티시스은행 대출금 대출확인서가 의혹 해소에 불충분하다고 판단해 7일 정오까지 추가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현대그룹이 7일까지 만족할 만한 자료를 내지 않을 경우 채권단은 양해각서(MOU)에 따라 5영업일 내 뒤인 14일까지 추가 소명을 요청할 계획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당초 요청했던 대출계약서와 부속서류들이 제출돼야 논란이 정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용 문병기 kky@donga.com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