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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 국방장관 인선 주춤 지휘공백 우려 (일)

청 국방장관 인선 주춤 지휘공백 우려 (일)

Posted November. 27, 2010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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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중 장수를 교체한 이명박 대통령이 후임 장수를 곧바로 인선하지 못함에 따라 군 최고 수뇌부의 리더십 공백이 우려된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민간인까지 희생된 준전시 상황에서 이 대통령은 경계 및 후속 대응의 책임을 물어 25일 저녁 김태영 국방장관을 전격 경질했다. 군 분위기 쇄신이 이유였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김 장관 교체를 발표하면서 26일 오전 청와대 자체의 예비 모의청문회를 연 뒤 김황식 국무총리의 제청 절차를 밟아 후임 장관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임 실장은 추천된 후보는 현역이 아닌 예비역이라고도 했다. 장관 경질로 인한 군 리더십의 공백 상황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로 들렸다.

하지만 청와대는 26일 오후까지도 후임자를 발표하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고 있다.

청와대는 당초 이희원 대통령안보특보를 호남 출신인 김관진 전 합참의장과 더불어 유력한 후보로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임 실장과 주요 참모 8명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이 특보를 대상으로 예비 청문회를 열어 국방장관으로서의 도덕성과 자질을 갖췄는지를 심층 면접했다. 청문회에서 별다른 하자가 없을 경우 이르면 오전 중 정식 발표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홍상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오전 10시 반경 춘추관 기자실을 찾아 현재 복수의 인물을 놓고 검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 특보 외의 다른 인물을 물색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 특보가 이날 최종 낙점을 받지 못한 이유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검증 과정에서 이 특보가 노후 대비용으로 매입한 경기 남양주 부동산이 문제가 됐다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 특보의 총재산이 2억 원 안팎에 불과하다. 재산 문제는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 특보 아들의 병역 면제 소문도 나돌았으나 딸만 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도덕성 문제라기보다는 이 특보가 국방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할 리더십을 갖췄는지를 놓고 이 대통령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홍 수석은 이 특보를 포함해 여러 후보자가 청문 대상에 올라 있다며 엄중한 시기 국방장관이 갖는 무게감을 중시해 정밀하게 직무능력과 도덕성을 봐야 한다는 공감대가 청와대 내부에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후임 인선이 난항을 겪으면서 김 장관 경질이 성급하게 이뤄진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청와대는 북한의 도발에 대한 군의 초동대처 미흡이 이 대통령의 확전 자제 발언 진위 논란과 맞물려 국군 최고통수권자의 안보 리더십 자체에 대한 문제로 확산되자 김 장관 경질이란 특단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러나 경질 카드를 꺼내 들더라도 사전에 치밀하게 후임 인선 작업까지 마무리해 놓았어야 신속하게 김 장관 경질후임자 즉시 발표군 분위기 쇄신 및 국방개혁 박차의 드라이브를 걸 수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 여권 내에서도 나오고 있다. 실제 청와대가 후임 인선을 주춤거리는 사이 현 정부에 비판적인 일부 누리꾼들은 김 장관은 희생양이라는 논리를 전파하는 실정이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이 김 장관을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라는 일부 주장에 대해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장관은 북한의 도발 개시 5분쯤 뒤 전화로 보고를 받았는데, 그 후로 55분간 국회에 더 남아 있었다. 이어 합동참모본부에 들렀다가 청와대로 오는 바람에 도발 후 2시간이 지나서야 청와대에 도착했다며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 장관은 군의 특수성을 이유로 시종 군 개혁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그게 북한의 도발에 군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근본적인 이유다고 말했다.

후임 인선과 관련해 청와대는 가급적 인선 절차를 빨리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국방개혁의 전기로 삼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이 대통령은 예비역 중에서 군을 객관적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고 군 내부의 논리에 흔들리지 않으면서 강력하게 군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인물을 찾고 있지만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해 고심을 거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용관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