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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FTA 발목 잡는 야당, 경쟁국들을 돕고 있다

[사설] FTA 발목 잡는 야당, 경쟁국들을 돕고 있다

Posted October. 09, 2010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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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데 대해 일본 민관()이 일제히 위기의식을 드러내고 있다. 간 나오토 정부의 향도 역할을 하고 있는 센고쿠 요시토 관방장관은 일본이 세계화 흐름에 뒤처질 수 있다. 국경의 울타리가 낮아지는 시대에 쇄국()과 같은 상황에 부닥치는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가토야마 미키오 샤프 사장은 한국 제품에 대한 EU의 관세 인하분을 일본 기업들이 자력으로 커버하기는 어렵다며 일본은 EU와의 FTA를 왜 빨리 못 맺느냐고 불만을 나타냈다. 일본의 아시아경제연구소는 일본이 한국에 연간 30억 달러의 유럽시장을 내줄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도 한-EU FTA 서명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론 커크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한미 FTA를 조속히 발효시키기 위해 비준에 속도를 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비드 캠프 공화당 하원의원은 한-EU FTA 서명은 미국의 수출업자와 근로자들이 다른 나라와의 경쟁에서 뒤처질지 모른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우려했다. 중간선거가 내달 초로 임박한 미국이 당장 FTA 비준을 서두를 가능성은 낮지만 한-EU FTA가 미국에 자극을 준 것은 분명하다.

한-EU FTA는 25만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 8조원 이상의 국민소득 증가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축산업을 비롯한 농업 타격도 크다. 그러나 통상협상에서 아무것도 내주지 않고 큰 것을 얻을 수는 없다. 국내적 보완대책은 여야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마련해야 할 일이다.

한국이 미국 인도 EU 등과 잇달아 FTA 협상을 성공시키면서 FTA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데 대한 우리 야당들의 반응은 대조적이다. 민주당은 한-EU FTA는 국민적 논의과정이 생략돼 소통에 문제가 있다면서 한-EU FTA 특위 구성을 주장했다. 우리가 EU와 FTA 협상을 시작한 것이 노무현 정부 때인 2007년 5월로, 두 정부에 걸쳐 3년 5개월이나 협상을 했다. 민주당 정동영 천정배 박주선 조배숙 최고의원,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 등 야당의원 32명은 한미 FTA 전면 재협상을 요구했다. 미국에서 한미 FTA가 한국에 더 유리하게 체결됐다며 추가협상을 요구하는 판에 우리 쪽에서 재협상을 요구하는 것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한미 FTA를 체결한 노무현 정권에서 장관을 지낸 정동영 천정배 의원은 재협상 운운할 자격도 없다.

한국이 글로벌 경쟁에서 낙오하지 않고 국민 소득과 일자리를 계속 늘리려면 자유무역 확대는 다른 대안이 없는 선택이다. 야당이 국민의 생존과 국가의 장래가 걸린 사안에서 사사건건 발목잡기에 열을 올린다면 경쟁국들을 돕는 행위나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