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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벌규정 삭제 일방적 발표 현장 너무 몰라 항의(일)

체벌규정 삭제 일방적 발표 현장 너무 몰라 항의(일)

Posted August. 20, 2010 08:39,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19일 서울시내 고등학교 교장 300여 명에게 체벌없는 학교 만들기 연수 특강을 했다. 이날 특강은 교장, 교감, 생활지도부장에게 체벌 금지에 대한 철학과 변화 필요성을 직접 호소하겠다는 곽 교육감의 제안으로 마련됐다. 곽 교육감은 특강에 앞서 일선 학교에 체벌 금지 관련 공문을 내려보냈다.

곽 교육감은 특강에서 9월 말까지 학교생활규정에서 체벌 규정을 삭제하고 학교 특성에 맞는 체벌 대체 방안을 마련해 달라며 생활 평점제 운영, 학생자치법정 등 대체 방안을 학생, 교사, 학부모와 논의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교장선생님들은 학교를 체벌 없는 평화로운 곳으로 변화시킬 동반자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1시간의 특강이 끝나자 한 교장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학교 현장의 목소리도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체벌 금지를 발표하는 건 민주적이지 못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40여 명의 교장도 왜 질의응답을 받지 않나 현장을 너무 모른다고 항의했다. 항의하던 교장들은 이후 연수는 받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났다.

연수장을 떠나던 정의여고 윤남훈 교장은 오장풍 같은 폭력 교사는 문제가 있지만 훈육 차원의 사랑의 매는 필요하다며 모든 학교를 체벌공화국처럼 여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사립학교 교장은 공립학교는 교육청에서 9월 말까지 대체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해도 되겠지만, 사립학교는 자율적으로 규정을 만들고 지킬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교장들의 집단 항의에 곽 교육감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곽 교육감은 연수가 끝난 뒤 기자간담회를 갖고 체벌 금지는 이미 10년 이상 논쟁을 거듭해 온 것인 만큼 이제 찬반 토론의 대상이 아니다며 오래된 관습이라 변화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시교육청은 일선 학교가 체벌 금지를 현실화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최예나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