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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라이언 킹 축구인생 다시 시작

Posted July. 12, 2010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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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랫동안 기다렸는데.

힘겹게 이 말을 내뱉은 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큰 한숨을 내쉰 그의 눈엔 눈물이 글썽거렸다. 그는 내가 생각했던 월드컵은 이게 아니다. 당분간은 정리할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며 힘겹게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빠져나갔다.

지난달 27일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에서 열린 월드컵 16강전 직후였다. 한국이 우루과이에 1-2로 패한 이날 라이언 킹 이동국(31전북)이 12년을 기다린 월드컵도 끝이 났다.

월드컵 휴식기를 거친 뒤 재개된 K리그 전북-대구 경기가 열린 10일 전주 월드컵경기장. 전북은 그를 환영하는 의미에서 이날을 라이언 킹 데이로 지정했다. 어린이 팬들은 이동국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었다. 서포터스들은 이동국 송을 부르며 경기장을 달궜다. 후반 초반 마침내 이동국이 모습을 드러내자 1만2000여 명의 팬은 일제히 환호했다. 지난 시즌 K리그 득점왕 이동국에게 정리할 시간은 많이 필요치 않았다. 전북이 2-0으로 앞선 후반 9분 김형범을 대신해 들어간 그는 교체 투입 22분 만에 3-0으로 앞서는 쐐기 골을 터뜨렸다. 루이스의 슈팅이 상대 골키퍼 손에 맞고 나오자 오른발 슛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그는 후반 추가 시간에는 재치 있는 로빙슛으로 상대 골네트를 다시 흔들며 넘치는 킬러 본능을 과시했다.

경기가 끝난 뒤 그는 부담을 털어낸 듯 홀가분한 표정을 지었다. 경기장에 걸린 대형 현수막을 보고 상당히 놀랐다. 홈팬들의 응원이 많은 힘이 됐다며 웃었다. 또 월드컵이 끝난 뒤 주변에서 격려를 많이 해줘 눈물이 날 만큼 고마웠다. 월드컵은 끝났지만 내 축구 인생은 다시 시작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디펜딩 챔피언 전북은 전반 27분과 후반 6분 터진 로브렉의 두 골과 이동국의 두 골을 묶어 4-0으로 승리하며 앞선 3경기 1무 2패의 부진에서 벗어났다. 5승 4무 2패(승점 19)로 6위. 대구는 2승 2무 7패(승점 8)로 14위.

포항 스틸러스는 전남 드래곤즈와의 홈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다 국내로 유턴한 설기현(포항)은 K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최근 9경기 3무 6패에 머문 포항은 2승 4무 6패(승점 10)로 11위. 전남은 3승 3무 6패(승점 12)로 한 계단 높은 10위.



신진우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