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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한국형 헬기 수리온

Posted June. 24, 2010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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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군 시험비행조종사 척 예거 대위는 1947년 10월 14일 초음속 실험기 벨 X-1을 몰고 1만3700m 상공에서 인류 최초로 음속 돌파 비행에 성공했다. 시험비행 조종사들은 목숨을 걸고 시제기()를 검증한다. 설계자들은 시험비행에서 발견된 문제의 해결책을 찾아 진짜 설계도에 반영한다. 한국 최초의 시험비행조종사 이진호 씨는 1996년 KT-1 시제기를 몰다가 조종실 지붕이 날아가는 사고를 당했다. 이 씨는 놀라운 담력으로 KT-1을 착륙시켜 비행 중 지붕이 열리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경남 사천의 한국항공우주산업에서 첫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의 시험비행 및 기동시범이 그제 있었다. 수리온은 독수리류()를 통칭하는 우리말 수리와 백()이나 완전하다는 의미의 온을 합한 조어()다. 항공기는 앞으로 나는 게 기본이지만 수리온은 게걸음 치듯 옆으로도 날고 전갈처럼 후진 비행도 한다. 스키 활강처럼 S자 형태의 전진 비행도 가능하다. 한국의 척 예거 윤병기-이영훈 두 시험비행 조종사가 이러한 수리온의 성능을 모두 보여주었다. 수리온은 한국의 산악 지형을 고려해 백두산 높이에서 제자리 비행도 가능하게 설계했다.

한국군의 보유 헬기는 전투기보다 많은 약 700여 대로 세계 8위에 해당한다. 하지만 그 헬기는 모두 수입한 것이다. 군용 헬기는 사람과 물자를 실어 나르는 기동헬기와 전차 등을 잡는 공격헬기로 나뉜다. 수리온은 2012년에 시험비행을 끝내고 양산체제에 들어가면 500MD와 UH-1을 대체하게 된다. 수리온은 프랑스와 독일의 합작 헬기 제작사인 유로콥터의 기술지원으로 개발됐다. 가장 중요한 엔진을 국산화했기 때문에 수출은 물론 민수용 전환도 가능하다.

군용 헬기는 사람과 물자를 나르는 기동헬기와 전차 등을 잡는 공격헬기로 대별된다. 육군은 현재 대형과 소형 공격헬기를 구분해 대형은 미국제 아파치를 수입하고 소형은 국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기술진은 수리온을 개량하면 아파치에 버금가는 대형 공격헬기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비친다. 국산 대형 공격헬기 단일 체제로 가는 것이 적은 비용으로 국방력을 높이고 수출도 가능한 길이라는 견해다.

이정훈 논설위원 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