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된 꿈, 잠들지 않은 새벽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한국과 나이지리아전이 벌어진 23일 새벽 축구팬들은 전국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샜다. 한국 첫 원정 16강 진출을 기원하는 시민들은 오전 3시 반부터 시작된 나이지리아을 가정과 길거리에서, 캠핑장에서 응원전을 펼쳤다.

경찰은 서울광장과 코엑스앞 영동대로에 각각 6만 명과 5만 명이 참석하는 것을 비롯해 전국에서 43만여 명이 새벽 응원에 참석한 것으로 추산했다.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과 거리응원의 새로운 메카로 떠오른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앞 영동대로 일대에는 경기가 시작되기 몇 시간 전부터 인파가 몰려들기 시작했다.

인터넷에는 새벽 시간 거리응원 장소로 갈 수 있는 방법을 묻는 글이 이어졌다. 서울시는 시민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응원장을 찾을 수 있도록 버스와 지하철 운행 시간을 연장했다. 지하철은 23일 오전 2시까지, 버스는 응원 행사장 경유 노선의 경우 행사장 도착 기준으로 새벽 4시까지 연장 운행했다.

새벽에 경기가 치러진 만큼 캠핑장과 찜질방, 호텔 등 숙박이 가능한 곳에서의 응원이 여느 때보다 뜨거웠다. 서울 한강공원 난지캠핑장은 1박2일로 캠핑을 하며 응원전을 펼친 이들로 가득 찼다. 며칠 전부터 예약이 완료된 호텔 등 숙박업소도 응원객들로 북적거렸다.

기업들이 주관하는 응원전도 여전했다. SK 텔레콤은 1, 2차전 경기와 마찬가지로 서울 서초구 한강시민공원 반포지구의 대형 인공섬 플로팅아일랜드에 무대를 마련했다. 22일 오후 8시부터 시작된 공연은 자정이 지나 가수 김장훈, 싸이 등이 참여한 심야 콘서트가 시작되면서 열기를 더했다.

신민기 min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