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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8시30분, 우리 모두 붉은 악마가 된다 (일)

오후 8시30분, 우리 모두 붉은 악마가 된다 (일)

Posted June. 17, 2010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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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전의 날이 밝았다. 17일 오후 8시 반 첫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 여부를 결정할 아르헨티나와의 경기를 앞두고 전국에서 응원 열기도 달아오르고 있다.

전국 200만 명 거리응원 나선다

17일 한국-아르헨티나전에는 전국에서 200여만 명이 거리 응원에 나설 것으로 추산됐다. 경찰청은 16일 아르헨티나전 길거리 응원에 서울광장과 태평로에 30만 명, 코엑스 앞 영동대로에 20만 명 등 전국적으로 339곳에 총 200만 명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서울에서 총 44곳에서 74만여 명, 경기 52곳 40만 명, 부산 11곳 15만3000명, 경북 45곳 11만 명 등으로 예상했다.

국가대표팀 공식 서포터스인 붉은 악마도 출전 준비를 끝마쳤다. 붉은 악마 서울시지부장 정기현 씨는 상암 월드컵경기장에 있는 붉은 악마 창고에서 모든 응원 장비를 꺼내 응원 총력전을 펼칠 것이라며 이번 경기에서 붉은 악마는 공식적으로 코엑스 앞 응원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평일 퇴근 시간 후 경기가 시작되는 만큼 어느 때보다 넥타이부대의 거리 응원 참여도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직장인 김홍태 씨(31)는 지난 주말 그리스전에는 비가 와 집에서 봤지만 이번 경기는 퇴근 직후라 직장 동료들과 함께 응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동대로 주변 회사에 다니는 회사원 권철규 씨(30)는 17일 퇴근하자마자 직장 동료들과 붉은 악마로 변신해 거리 응원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경찰도 비상이 걸렸다. 경찰은 전국에 경찰력 1만7000명 이상을 투입해 안전사고 예방과 교통관리에 나설 예정이다.

서울광장코엑스 앞 준비 끝!

결전을 하루 앞둔 16일 월드컵 응원의 메카 서울광장에는 응원 무대가 설치됐다. 응원 현장을 생중계하려는 방송사 중계차량도 미리 와서 준비를 마쳤다. 이번 월드컵에서 새로운 응원 명소로 떠오른 강남 코엑스 앞 영동대로에는 차량이 한산해진 밤 12시경부터 무대 설치 공사가 시작됐다.

인근 편의점이나 호프집도 응원전을 치를 준비에 한창이었다. 서울광장 주변 훼미리마트 편의점 점원은 그리스전 때도 맥주 등이 불티나게 팔렸는데 이번 경기에는 훨씬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돼 맥주 생수 등을 평소 가져다 두는 물량보다 다섯 배나 더 가져다 놨다고 말했다. 세종로 사거리 인근의 한 편의점은 인원이 몰릴 것에 대비해 가게 밖에 임시 계산대 5대를 설치했다. 영동대로변에 위치한 편의점 GS25 삼성역점은 가게 밖까지 천막을 쳐 생수와 맥주 등을 쌓아 놓았다.

신촌 강남 등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지역의 호프집이나 식당도 단체손님들의 예약이 끝났고, 모텔 등 숙박업소들도 방이 없을 정도다. 월드컵 분위기를 밤늦게까지 즐기기 위해 찜질방 등에서 보내려는 팬도 많다.

서울광장과 영동대로 외에 영화관에도 붉은 물결이 뒤덮을 예정이다. CGV 홍보팀 김대희 과장은 아르헨티나전을 3D로 생중계하는 35개 스크린을 비롯해 2D까지 포함한 전국 220개 스크린 3만5000여 석이 완전 매진됐다고 말했다. 인터넷에는 값을 더 치르고라도 표를 구입하겠다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학교 단축수업하기도

책은 펼쳤지만 마음은 거리에 나와 있을 학생들을 배려해 단축수업을 하는 학교도 있다. 서울광장에서 불과 2km 떨어진 서울 종로구 필운동 배화여고에는 응원전이 펼쳐지면 북소리, 함성소리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배화여고 관계자는 경기를 보고 싶어 하는 학생들의 요청이 많아 평소 방과 후 수업에 이어 오후 5시 50분부터 하는 자율학습을 없애고 학생들이 월드컵 응원을 할 수 있게 배려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국립춘천박물관은 17일 유물과 풍물놀이를 즐기고, 월드컵 응원도 하는 특별문화행사를 마련했다. 평일 오후 6시까지인 박물관 관람시간을 오후 8시까지 연장해 시민들이 전시물을 둘러본 뒤 하늘마당에 설치된 200인치 대형 스크린으로 경기 생중계를 보며 응원전을 펼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는 남아공 월드컵 한국과 아르헨티나전이 열리는 17일 오후 6시부터 전 관람객을 대상으로 무료입장(자유이용권 제외)을 실시한다. 또 응원전이 열리는 에버랜드 내 포시즌스 가든에는 300인치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화면이 설치되고 치어리더와 인디밴드의 축하공연이 펼쳐진다.



신민기 장관석 minki@donga.com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