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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사정관 수강 595명중 40명만 취업 (일)

Posted June. 08, 2010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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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억4000만 원.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해 6월 입학사정관 전문 양성훈련 과정을 개설한 5개 대학에 지원한 예산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 참여한 595명 중 올해 입학사정관으로 활동하고 있는 인원은 단 40명에 불과하다. 교과부는 올해도 이 과정에 15억 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무조건 기르고 보자

교과부는 지난해 자질을 갖춘 우수한 입학사정관을 양성해 대학의 채용 수요 증가에 대응한다는 목표로 경북대 고려대 서울대 이화여대 전남대 등 5개 대학에 입학 사정관 훈련 과정을 개설했다.

하지만 사후 관리는 엉망이다. 실제로 몇 명이 입학사정관이 됐는지 파악한 자료도 없다. 40명은 각 대학의 추정치다. 한 대학 관계자는 작년은 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9월 입학사정관 모집 시점과 맞지 않았다면서도 우리는 교육만 담당하니 취업은 책임질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게다가 40명 중 14명은 위촉사정관으로 입시 기간에만 파트타임으로 일한다. 한 대학 관계자는 주요 대학들은 바로 현장에 투입될 경력을 가진 퇴직 교장, 교감들도 뽑지만 지방 대학은 지원자가 적으니 젊은 사람도 뽑는다며 그런 사람들이 입학사정관이 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선발 기준도 엉망

5개 대학 중 수강생(154명)이 가장 많은 서울대는 교사 교육과정과 현직 입학사정관 재교육 과정만 운영했다. 교육연수원 관계자는 서울대 위상도 있는데 신규 양성과정은 취업교육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민감했다고 말했다. 전체 대학을 합쳐도 고교 교사 수강생이 299명으로 가장 많았다.

고려대 장명주 과장은 고교 교사들은 입학사정관 전형에 지원하는 학생들에게 지원방법 등만 설명하면 되는데 130시간 이상 연수를 받으라고 지원하는 건 국고 낭비라며 현직 입학사정관도 직무와 병행하다 보니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별도 자격 요건이 없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입학사정관 희망자, 현직 입학사정관, 대학학교에서 추천받은 자, 각급 교육청의 교육전문직 및 고교 진학담당 교사로 대상자 자격을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자격 조건이 모호하다 보니 입학사정관이 되지 못할 사람도 관심이 있다는 이유로 연수를 받기도 했다.

또 대교협이 사교육 관련자는 지원할 수 없도록 하고 수강생에게 사교육으로 진출할 경우 수강료를 환수한다는 서약서를 받고 있지만 이화여대 수강생 중에는 유명 대입학원의 전직 논술면접팀장도 있었다. 이 수강생은 관련 수업은 안 하고 있다면서도 평소 고교생 독서 논술 강의를 하는 데 수업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시행 2년째도 달라지는 것 없어

교과부는 올해 예산을 15억 원으로 늘려 57개 대학에 지원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있었던 심사평가에는 11개 대학이 지원했다. 그러나 지원 대학조차 지난해 양성과정 수료자들도 입학사정관으로 채용되지 못한 상태에서 또다시 양성과정을 운영해 수료자들을 배출한들 대학에서 수용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이화여대 평생교육원 관계자는 이미 예산이 많이 투입돼 잘 정착되길 바랄 뿐이라면서도 입학사정관제가 앞으로 지속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포화상태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 관계자도 교과부로부터 입학사정관 전형 지원금을 받는 군소 대학 중에는 교과부로부터 지원금이 조금이라도 줄어들면 입학사정관 전형 자체를 포기하는 곳이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교협 담당자는 교과부의 지원금 없이 입학사정관제를 독자적으로 시행하는 대학도 있어 이들 대학에도 입학사정관을 보충해줘야 한다며 양성과정이 사정관 희망자만 대상이 아니라 기존 입학사정관들에 대한 교육 차원이기도 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최예나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