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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완공 현대카드 사옥 고객만족 경영 혁신 실험 (일)

7월완공 현대카드 사옥 고객만족 경영 혁신 실험 (일)

Posted May. 04, 2010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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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현대카드 임직원들은 회사에 들어오고 나갈 때마다 통곡의 벽을 보고 현재 고객의 불만이 어떤 쪽에서 나오는지를 확인하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사내 인트라넷에서 공개하고 고객서비스 전담부서만이 다루던 고객의 목소리를 회사 밖 모든 사람에게까지 공개하고 서비스 개선의 채찍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현대카드가 이처럼 새로운 시도를 벌이는 데는 고객만족을 실현하지 않으면 회사가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 때문이었다. 정 사장은 후발 주자인 현대카드가 수년 만에 업계 2위에 오르기까지 외적인 성장은 눈부셨지만 고객만족에는 총력을 못 기울인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놓으며 우선 임원과 팀장들을 불러놓고 고객이 콜센터나 본사를 찾아와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를 녹음해서 들려줬다. 회사가 얼마나 고객에게 고통을 주며 장사하고 있는지 알도록 하겠다는 충격요법이었다.

그는 또 모든 부서는 고객이 만족하지 못할만한 문제점을 찾아서 고해성사하라고 주문했다. 이렇게 지난해 말까지 각 부서에서 총 530건의 고해성사가 접수됐고 그 중 397개를 개선과제로 선정됐다. 자동응답시스템(ARS)을 이용할 때 노년층이 긴 번호 안내 때문에 불편하다는 불만이 많자 최근 65세 이상 노년은 주요 메뉴를 생략하고 곧바로 상담원과 통화할 수 있도록 바꾼 것도 그 결과물이다.

지난달부터는 현대카드의 모든 임원은 새로운 과제가 생겼다. 매달 고객 불만사례 중 1건을 직접 맡아 문제의 근본원인을 조사해 해결하고 결과보고서를 내야 한다. 과제는 평가대상이기 때문에 섣불리 고를 수도 없다. 모두가 쉬 쉬하며 지나가던 고객의 불만사항을 공개하고 그 해결방안으로 임원을 평가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의미 있는 변화들이 쌓여나가고 있다. 현대캐피탈의 신용대출 고객이 가장 많이 하는 불만은 계약한 일정 보다 일찍 대출을 갚을 때 고객이 회사에 지불하는 중도상환수수료다. 대부분은 수수료 부과 자체가 아니라 왜 계약할 때는 중도상환수수료에 대해 미리 말해주지 않았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 회사는 올해부터 특정 영업사원이 판매실적을 위해 상품을 성실하게 설명하지 않을 경우 불이익을 주고 반복될 경우 해고한다.

현대카드에는 할인권 가맹점인 한 외식업체를 3회 이용하면 다음 방문 때는 샐러드바만 주문하면 바비큐 포크립을 무료로 주는 서비스가 있다. 지난달 한 고객이 왜 이런 서비스가 있다는 사실을 안내해주지 않았냐며 불만을 접수했다.

이 사례를 4월의 과제로 꼽은 황용택 마케팅 담당이사는 왜 일부 고객이 무료제공 서비스를 몰랐는지 알아보니 문자메시지 발송에 문제가 있었다. 현대카드에서는 무료서비스 안내를 1, 2회 때는 단문문자메시지(SMS)로 보내고 3회부터는 샐러드바 이용 조건까지 넣어 장문문자메시지(MMS)로 보냈다. 하지만 일부 구형 휴대전화는 MMS 메시지를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회사 측은 미처 파악하지 못했다.

회사 측은 고객서비스팀과 상의해 장문문자 메시지를 폐기하고 SMS 두개로 쪼개 보내도록 바꿨다. 사소해 보이지만 대부분의 고객 불만은 이러한 사소한 것에서 비롯됐다.

현대카드의 한 관계자는 말로는 고객만족을 하겠다는 회사는 많지만 실제로 고객만족을 돈보다 우선시하는 회사는 찾기 어렵다며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회사로 가는 길이 생각보다 지난한 길이라고 말했다.



정재윤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