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이건희 회장 23개월만의 귀환

Posted March. 25, 2010 04:20,   

日本語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삼성전자 회장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삼성 비자금설 폭로 등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아 2008년 4월 22일 공식 직함이었던 삼성전자 대표이사 회장 직을 사퇴한 지 23개월 만이다.

삼성 커뮤니케이션팀장인 이인용 부사장은 24일 이건희 회장이 오늘부로 삼성전자 회장으로 복귀한다고 밝혔다. 이 부사장에 따르면 삼성 사장단협의회는 지난달 17일과 24일 이 회장의 경영 복귀에 대해 논의했으며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이 회장의 경험과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복귀 건의문을 작성했다. A3면에 관련기사

당시 일본 도요타자동차 리콜 사태가 불거져 글로벌 톱 기업도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사장들 사이에 있었다는 것이 이 부사장의 설명이다. 복귀 건의문은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을 통해 이 회장에게 전달됐다. 이 회장은 처음에는 지금은 아니다라며 좀 더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그러나 한 달 정도 숙고한 끝에 이달 23일 이수빈 회장에게 복귀 의사를 밝혔다.

이 회장은 복귀 의사를 밝히면서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일류기업들이 무너지고 있다. 삼성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앞으로 10년 안에 삼성을 대표하는 제품들이 사라질 것이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앞만 보고 가자고 말했다고 이 부사장은 전했다.

삼성그룹은 이에 따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42층에 회장실을 만들고 있다. 삼성그룹 안팎에서는 이 회장의 복귀에 따라 투자와 사업조정 등 그룹 전반의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이 회장의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 활동과 관련해서도 삼성전자 회장이라는 직함이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올림픽의 가장 큰 스폰서 업체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은 이 회장의 사퇴를 계기로 축소했던 그룹 조직도 확대 개편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사장단협의회 밑에서 기초적인 그룹 업무를 하고 있는 업무지원실과 커뮤니케이션팀, 법무실을 업무지원실, 브랜드관리실, 윤리경영실로 확대 개편하는 방안이다.



김선우 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