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이 남부 유럽 국가들의 부도 위기를 해결하지 못하고 경제 불안이 지속될 경우 한국 경제에도 상당한 악영향이 예상된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국제금융시장에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심해지면서 한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의 주식 및 채권시장에서 자금이 일시에 빠져나갈 수 있고 금융시장의 혼란이 지속되면 수출이나 통상 등 실물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의 경제 불안이 수요의 위축으로 연결되면 한국의 유럽 수출은 상당한 타격을 감수해야 한다. 한국의 전체수출 가운데 유럽연합(EU)의 비중은 12.9%로 중국(23.7%)에 이어 제2위 수출대상 지역이다. 올 1월 11개월 만에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상태에서 미국보다 규모가 큰 유럽시장의 수요가 위축되면 수출을 통한 경제회복은 그만큼 더뎌질 것이고 5%대 경제성장도 어려워진다.
유럽 경제가 휘청이면 한국과 EU간의 통상마찰도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의 유럽 수출비중이 확대되면서 이미 국내 기업이 EU에 의해 반덤핑 피소를 당하거나 제재를 받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는 상태다.
한국 정부의 재정상태는 상대적으로 건전한 편이지만 글로벌 투자자들이 유럽의 재정위기를 기화로 한국에도 의심의 돋보기를 들이댈 수 있다. 국가채무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2007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29.6%였던 국가채무는 지난해 35%를 넘어섰다. 20092010년 한국의 국가채무증가속도는 평균 30.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다.
한국의 부도위험을 나타내는 지표도 크게 올랐다. 외국환평형기금채권(5년물)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1.17%포인트에 거래돼 전날보다 0.09%포인트 급등했다.
유럽발 위기는 대우조선 하이닉스 대우인터내셔널 등 대형 매물이 대기 중인 국내 인수합병(M&A) 시장도 얼어붙게 만들 공산이 크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여전히 국내 대기업들이 M&A에 보수적이며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유럽발 불안이 이어지면 당분간 매수자를 찾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윤 jaeyuna@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