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밀반군(LTTE)과의 내전이 끝난 이후 26일 처음 실시된 스리랑카 대통령선거에서 마힌다 라자팍세 현 대통령(64사진)이 야당 후보로 나선 사라트 폰세카 전 합참의장(59)을 꺾고 승리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37년간의 내전 종식이라는 최대 치적을 앞세워 조기 대선 카드를 꺼내든 라자팍세 대통령에게 육군참모총장으로서 정부군을 진두지휘한 전쟁 영웅 폰세카 전 의장이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재선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유세기간 중 폭력이 난무한 데다 라우프 하킨 야당 대변인이 여당 측이 국영 언론사를 선거에 동원했다. 투표가 시작되기 전부터 선거 과정에 부정이 있었다고 주장해 정국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27일 스리랑카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85% 개표가 완료된 상황에서 라자팍세 대통령이 499만 표를, 폰세카 후보는 339만 표를 얻었다. 국영 루파바히니 TV는 이날 오후 라자팍세 대통령이 당선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선거는 스리랑카의 최대 민족인 신할리즈족(전체의 74%) 표가 같은 신할리즈족 출신인 양 후보에게 분산돼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고 예상됐으나 국영 미디어를 장악한 현직 대통령의 공세로 균형이 깨졌다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폰세카 후보는 자신에게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타밀족(전체의 18%)의 지지를 기대했으나 투표율이 저조해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한편 선거결과 발표 수 시간 전 기관총 등으로 중무장한 정부군 수백 명이 폰세카 후보가 머물고 있는 호텔을 완전 포위해 폰세카 후보 측과 대치 중이라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폰세카 후보 측은 주변국에 신변안전을 요청키로 했다. 정부군 측은 그를 체포할 계획은 없다며 호텔 내에 탈영병들이 있다는 정보에 따라 안전 조치로 주변에 병력을 배치한 것이라고 밝혔다.
성동기 espr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