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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3 진 아웃제

Posted January. 20, 2010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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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한화이글스의 장종훈 1군 타격 코치는 199092년 3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던 야구스타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홈런타자였던 그도 처음에는 연습생이었을 정도로 프로 구단 입단은 바늘구멍이다. 경쟁률이 10대 1을 넘는 때도 적지 않다. 2009년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draft :선수지명)에서는 대상 선수 750명 가운데 고작 65명만이 프로 지명을 받아 입단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뒷바라지했던 부모들은 드래프트 시즌이 되면 선수들 못지않게 가슴을 졸인다.

고졸이나 대졸 야구선수가 프로구단에 입단하려면 먼저 드래프트 신청을 해야 한다. 각 구단은 대개 전년도 팀 성적 순서에 따라 선수를 지명한다. 이때 지명을 받지 못하면 한국에서 프로야구 선수가 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연습생으로 들어가 재수를 할 수도 있지만 1년 동안 선수로 뛰지 못하기 때문에 기량을 향상시키기가 쉽지 않다. 프로축구 농구 같은 다른 구기 종목도 신인 선수를 선발할 때 미국식 드래프트제를 적용한다.

외국계 한국인으로는 처음 공기업 사장에 임명된 이참 관광공사 사장이 그제 전 직원을 대상으로 드래프트 3진 아웃제를 실시한다고 선언했다. 3년 연속 본부장한테서 지명 받지 못하는 실장, 실장이 지명하지 않는 팀장, 그리고 팀장이 택하지 않은 팀원은 퇴직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프로스포츠의 세계와는 달리 철밥통 소리를 듣던 공기업이니 반발이 적지 않을 것이다. 야구 규칙인 쓰리 스트라이크 아웃을 음주운전이나 강력범죄 같은 것에 적용하는 나라도 있다. 세 번 거듭해 잘못을 저지르거나, 세 번이나 기회를 줬는데도 잡지 못했다면 문제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으므로 나름대로 합리적인 제도다.

서울시는 2008년 6급 이하 공무원의 절반 가량인 4200명을 대상으로 드래프트제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느슨한 공무원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겠다는 취지였다. 국실장 지명을 받지 못한 공무원들은 재교육을 받도록 하는 3진 아웃제를 실시할 계획이었으나 실제로는 지명을 받지 못해도 부서 배치를 받았다. 요즘 퇴출 바람이 불고 있는 공기업에서 경영 개혁이 성과를 거두려면 이런 제도가 중도에 흐지부지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박 영 균 논설위원 parky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