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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당이어서 원안고수 아니다 (일)

Posted January. 09, 2010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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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요즘 세종시 수정안 저지에 올인(다걸기)하고 있다. 이 총재는 새해 첫날인 1일 충남 연기군비상대책위원회를 방문해 국회에서 세종시 법 개정을 막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다짐했다. 같은 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단배식에서는 올해의 4자성어로 기호지세()를 제시하면서 호랑이를 말 타듯이 타고 몰아가는 그 기세로 융성하게 나가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운 융성을 위해서는 세종시 문제가 원안대로 추진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세종시에 당력을 집중할 것임을 다짐한 것이다.

이 총재는 세종시에 정치적 명운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충청 지역은 선진당의 유일한 정치 기반이다. 세종시 원안을 지켜내지 못한다면 충청 지역에서의 영향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고, 62지방선거에서도 고전할 공산이 크다.

이 총재는 7일 국회 당 총재실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충청 지역이 선진당의 기반이어서 원안 수정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며 세종시 문제는 수도권 과밀해소와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국가이익, 국가경쟁력 관점에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 부처가 세종시로 이전하면 행정이 불편해질 것이란 단편적인 시각으로 접근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를 포기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 총재는 특히 2002년 대선 때 내가 반대했던 것은 서울의 천도()였지 세종시 같은 행정복합중심도시 추진에 반대한 것이 아니었다며 오히려 나는 당시 행정 부처 일부의 지방 이전을 주창했었다고 말했다.

김영삼(YS) 정부 시절 국무총리를 지낸 이 총재는 후배인 정운찬 총리에게도 당부할 게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 헌법이 총리의 권한으로 대통령의 국정 운영 보좌(87조 2항)와 더불어 행정 각 부의 통할(86조 2항)을 규정하고 있는 것은 대통령이 올바른 국정수행을 펼 수 있도록 필요할 경우엔 대통령의 견해에 반대 의견을 제시하고, 때로는 대통령과 각도 세워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지난해 이 총재와 선진당에는 악재가 적지 않았다. 선진당의 공동 창업주였던 심대평 전 대표가 탈당했고, 원내교섭단체 자격도 상실했다. 이 총재는 지난해는 최악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신산()했다. 올해는 선진당이 재탄생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당의 전면 재정비 의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이 총재는 우선 1월 전당대회에서 제왕적 정치라는 비판이 제기됐던 총재 직함을 없앨 계획이다. 이 총재는 우리 당 체제는 다른 당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도 총재라는 직제 때문에 이회창이 제왕적 지위를 누린다는 말이 있다며 총재란 직함은 내가 원한 것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지방선거 전까지는 외연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 총재는 목표와 이념, 철학이 같은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받아들일 것이라며 당 소속 의원 및 당원들은 심대평 전 대표가 다시 돌아와 세종시 원안 추진과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힘을 합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 4수()를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은 그런 것을 생각할 때가 아니다고 답했다. 이 총재는 선진당을 재정비해 전국 정당화를 위한 기반을 조성하겠다는 목표 외에는 어떤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62지방선거에서 충청권의 광역자치단체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수진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