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에 내린 폭설(적설량 기준 25.8cm)에 대응하기 위해 서울시가 뿌린 염화칼슘과 소금의 양은 25kg짜리 60만 포대에 이른다. 무게로만 1만5000t에 이르는 양이다. 이 때문에 엄청난 양의 염화칼슘과 소금이 함유된 눈이 하수구나 토양으로 흘러들어 환경오염을 일으키지 않느냐는 우려도 적지 않게 일고 있다 .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호하게 걱정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태승 국립환경연구원 먹는물연구과장은 소금은 물론 염화칼슘도 유해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하천이나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칠 위험은 거의 없다며 하천에 흘러들어가면 해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다소간 변화를 일으킨다는 점을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염화칼슘이 담긴 눈이 하천으로 흘러 들어가면 하천의 염도가 증가하는 등 변화가 발생하지만 악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이 2001년 눈이 온 후 실시한 토양 산성도 실험에서도 염화칼슘이 살포된 도로변 토양의 산성도(pH)는 6.47.9로 그렇지 않은 도로의 6.16.4보다 알칼리성이 좀 강했을 뿐 별다른 유해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염화칼슘이 함유된 눈이 하수처리장에 유입돼도 산성도가 약간 변화할 뿐 하수처리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염화칼슘이 함유된 눈이 도로변 가로수를 장기간 뒤덮고 있을 때는 염분 때문에 장애를 줄 가능성은 있다.
도로에서 치운 눈을 쌓아두고 있는 학교 운동장이나 공사현장, 공원 터도 토양 오염 가능성이 거의 없다. 하천 유입 때처럼 일시적인 산성도 변화는 측정될 수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중화되는 만큼 유해성은 없다는 게 환경연구원 측 설명이다. 현재 서울 시내에는 서울시와 25개 자치구가 학교 운동장이나 공사현장, 공원 터 등 71곳에 눈을 쌓아두고 있다. 김 과장은 폭설 피해가 큰 일본 삿포로에서도 유해성이 없기 때문에 굳이 염화칼슘 살포에 따른 피해는 분석하지 않는다며 피해보다는 제설작업 등 이점이 더 많다는 게 학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라고 말했다.
이동영 argus@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