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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후텐마 비행장 이전 진통 기노완 - 나고시를 가다(일)

미 후텐마 비행장 이전 진통 기노완 - 나고시를 가다(일)

Posted December. 07, 2009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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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과 위험에 수십 년 시달려

후텐마 비행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기노완 시 가카즈다카다이() 공원. 1945년 오키나와전쟁 최대 격전지인 이곳에 평화를 기념하며 세운 공원이다. 공원 전망대에 오르면 후텐마 기지를 빨리 돌려 달라는 간판이 정면에 보인다. 주택 밀집지역에 바짝 붙어있는 비행장에서 수시로 이착륙하는 대형 헬기가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 후텐마 기지는 시 면적(19.69km)의 4분의 1에 가까운 4.8km.

비행기 굉음에 귀를 막아야 할 때가 하루에 열 번도 넘어요. 기노완 시민이라면 누구나 후텐마 기지를 하루 발리 내보내고 싶어 합니다. 이젠 지긋지긋해요. 기지 주변에 사는 환경미화원 나카자토 신스케(62) 씨는 3일 후텐마 때문에 수십 년 동안 위험을 가슴에 안고 산다며 기지로 인한 각종 사건 사고를 손에 꼽았다. 나카자토 씨와 얘기를 나누는 동안에도 인근 비행장에서 헬기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청소차 안에서 낮잠을 청하던 그의 동료는 얼른 창문을 올렸다. 공격 헬기와 대형 수송기의 이착륙이나 급선회로 5초 이상 지속되는 굉음은 하루 평균 50회를 넘는다.

후텐마 기지와 경계를 이루고 있는 오키나와국제대에는 2004년 8월 대형 수송헬기(CH53D)가 추락했다. 이 사고로 다시 지은 대학 본관의 옥상에는 가로 19m, 세로 8m 크기로 NO FLY ZONE(비행금지구역)이라는 대형 경고문이 나붙었지만 아직도 헬기는 대학 상공을 날고 있다.

기노완 해변공원에서는 지난달 8일 2만여 명의 주민이 참가한 가운데 후텐마 비행장은 오키나와를 떠나라는 집회가 열릴 정도로 후텐마에 대한 반감이 강하다.

찬성 반대둘로 갈라진 나고

기노완 시에서 북서쪽으로 60km 떨어진 나고 시는 현재 후텐마 기지가 이곳에 오느냐 마느냐를 놓고 격전 중이다. 내년 1월 24일 치러지는 나고 시장 선거에서도 기지 이전 문제가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선거에는 기지 이전에 찬성하는 현직 시장과 반대파 단일후보가 맞붙는다. 찬성파는 주로 기지 이전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와 미일관계에 대한 책임론을 내세운다. 반대파는 기지가 옮겨오면 주변 지역이 위험해지고 환경이 파괴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겉으로는 조용한 소도시였지만 길거리는 기지 이전에 반대하는 플래카드나 낙서로 어수선했다.

주민들도 둘로 갈라졌다. 반대하는 사람들은 찬성파는 돈 때문에 주민에 위험이 되는 일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찬성하는 쪽에서는 그 사람들은 현실을 제대로 모르고 있다며 경제적 효과를 내세운다.

6년째 캠프 슈와브 인근 해변에 텐트 농성을 벌이고 있는 아시토미 히로시(63) 기지반대협의회 대표는 오키나와의 평화와 자연환경 보전을 위해 기지 이전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오키나와에 주일 미군 기지의 75%가 집중돼 있다며 이제까지 일본과 미국은 오키나와를 제물로 삼아 안보동맹을 유지해 왔다고 강조했다.

텐트 농성장에서 300m 정도 떨어진 곳에는 (이전)추진협의회 사무실이 있다. 미야기 야스히(54) 대표는 후텐마 기지가 이곳으로 오면 정부가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며 오키나와에서도 사정이 가장 나쁜 북부지역의 경제와 고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바다 위에 기지를 짓는데 뭐가 그렇게 위험하단 말이냐고 반문했다.

나고 주민들의 의견은 대체로 7 대 3 정도로 반대파가 우세하다는 게 현지 여론이다. 그러나 정원이 26명인 나고시의회는 이전 찬성 12명, 반대 14명으로 팽팽하게 갈려 있다. 최대 관심인 시장 선거는 기지 문제 외에도 여러 쟁점이 있어 승패를 예측할 수 없는 안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