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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신임 LG 2군 감독

Posted November. 28, 2009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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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저팬시리즈 우승팀 요미우리의 사카모토 하야토(21)는 차세대 스타다. 고졸 3년차의 어린 선수지만 올해 타율 0.306에 18홈런, 62타점의 활약을 펼쳤다. 덕분에 연봉은 4600만 엔에서 내년 8000만 엔으로 훌쩍 뛰었다. 안타 기계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마쓰이 히데키(뉴욕 양키스)가 4년차 때 받았던 연봉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최고 기록이다.

사카모토는 김기태 신임 LG 2군감독(40)의 애제자다. 2007년 사카모토가 입단했을 때 김 감독은 요미우리에서 코치 연수를 받고 있었다. 김 감독은 사카모토에게 정성을 많이 들였다. 쉬는 날에도 사카모토가 원하면 함께 훈련했다. 그해 고작 4경기에 출전했던 사카모토는 김 감독의 지도 아래 2년 만에 스타가 됐다.

지난달 3년간 몸담았던 요미우리를 떠나 LG행을 결정한 김 감독은 하라 다쓰노리 감독과 기요다케 히데토시 대표에게 인사하기 위해 구단 사무실을 찾았다. 어떻게 알았는지 사카모토는 김 감독을 직접 만나러 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김 감독은 정말 큰 보람을 느꼈다. 요미우리에서 코치로 일하면서 어린 유망주들이 어떻게 변화하고 발전하는지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25일 경기 구리시의 LG챔피언스클럽에서 만난 김 감독은 외국인 코치지만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주려고 했다. 처음에 데면데면하던 선수들이 언젠가부터 마음을 열더라. LG에도 좋은 유망주들이 많은 만큼 정성을 다해 키워볼 생각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인터뷰 내내 야구에 대한 예의를 강조했다. 그는 야구를 쉽게 보면 안 된다. 실력이 없어서 못하는 부분은 인정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과감하게 페널티를 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벤치에서 응원하는 것, 백업 플레이를 하는 것, 콜 플레이를 하는 것, 선후배의 위계질서 등은 기본이다. 이런 부분부터 노력한다면 팀 분위기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수 시절 김 감독은 야구도 잘했지만 인간적으로도 사나이로 통했다. 사람 좋아하고 농담도 잘해 따르는 후배들이 많았다. 하지만 아니다 싶은 일에는 절대 그대로 넘어가지 않는 다혈질이기도 했다. 지도자로서의 그는 어떤 모습일까. 김 감독은 나도 약점 많고 빈틈 많은 사람이다. 엄할 때는 엄하겠지만 선수들의 잘못을 지적하기보다는 스스로 잘못을 고칠 수 있는 여건과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의 LG행은 많은 의문점을 낳기도 했다. 일단 요미우리가 그의 잔류를 강력히 원했고 몇몇 국내 구단도 그를 데려가려 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왜 그는 선수 시절 뛰어본 적도 없는 LG를, 그것도 2군을 택했을까. 김 감독은 1990년대 LG 신바람 야구는 정말 대단했다. 당시 굉장히 좋은 팀이라고 느꼈다. 존경하는 박종훈 감독님이 직접 불러주신 것도 영광이었다. 좋은 선수들을 많이 발굴해 1군에 올려 보내는 것도 큰 보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