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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 2층 25분간 불에 10명이

Posted November. 16, 2009 08:32,   

日本語

말없이 눈물만 흘렸다. 14일 부산 실탄사격연습장에서 발생한 화재의 시신이 안치된 경남 양산시 물금읍 양산부산대병원을 15일 찾은 25명의 일본인 희생자 유족들 사이에서는 3시간 동안 침묵만이 흘렀다. 국내 희생자 유가족과 달리 통곡과 오열 없이 간헐적인 흐느낌만이 있었다. 한 가족 한 가족 마다 영안실 시신을 확인한 뒤에는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아들 오쿠보 아키라(37) 씨를 잃은 오쿠보 신이치 씨는 내 아들이 죽었다는 사실이 전혀 믿기지 않는다며 원인규명을 철저히 해서 이런 사건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정운찬 국무총리 등 병원을 찾은 정부측 관계자들에게 당부했다. 부상자가 치료중인 부산 사하구 장림동 하나병원을 찾은 유가족들도 병원장을 면담하고 중환자실을 찾아 근심어린 얼굴로 환자들을 확인했다.

부산 실내사격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은 일본인 관광객들의 가족 31명과 인솔자 등 관계자 11명 등 모두 42명은 쾌속선을 타고 이날 오후 1시30분경 부산항에 도착했다. 이날 오후 5시에는 2차로 유가족들이 부산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들은 하나병원과 양산부산대병원을 각각 찾은 뒤 부산 중구 신창동3가 국재시장 내 아리랑타운의 가나다라 사격장 화재현장을 둘러봤다.

14일 오후 2시26분경 부산 중구 신창동 사격연습장에서 불이 나 일본인 관광객 8명 등 모두 10명이 숨지고 6명이 중화상을 입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 사격장은 평소 일본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어서 일본인들의 피해가 컸다.

부산시 종합대책본부는 15일 이번 화재로 숨진 10명 가운데 일본인 사망자는 아라키 히데테루 씨(36.) 등 8명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나머지 2명은 KR관광 가이드 이명숙 씨(40여)와 사격장 남자종업원으로 추정된다. 사망자 시신은 양산부산대병원에 모두 안치됐다. 부상자는 하라다 요헤이 씨(37) 등 일본인 3명 등 모두 6명으로 부산 하나병원(5명)과 동아대병원(1명)에 분산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일본의 주요 신문은 부산 실내사격장 화재 사고를 일제히 1면과 사회면 톱기사로 다루면서 사격장의 안전 소홀은 물론 화재 등에 대비한 방재시설 미비 문제를 지적했다. 아사히신문은 사고가 난 사격장은 올 6월 경찰과 소방당국의 안전점검을 받았으나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화재에 대한 규정이 엄격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화재가 발생한 사격장에는 창문이 하나도 없었으며 출입구는 비상구를 포함해 두 개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조용휘 윤희각 silent@donga.com t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