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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밤중의 물 폭탄 북은 민족 운운할 자격 없다

[사설] 한밤중의 물 폭탄 북은 민족 운운할 자격 없다

Posted September. 07, 2009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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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어제 새벽 댐에 가둬둔 물을 예고 없이 방류()해 경기도 연천군 임진강 하류에서 6명이 실종됐다. 임진강 수위는 불과 몇 시간 사이에 2.3m에서 4.69m로 높아졌다. 우리 지역은 물론 임진강 상류 북한 쪽에도 최근 비가 오지 않았다. 북이 고의적으로 군사분계선(DMZ)에서 북쪽으로 27km 떨어진 황강댐의 수문을 열어 엄청난 물 폭탄을 쏟아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북한도 날씨 좋은 주말 임진강에 많은 낚시꾼과 야영객이 몰리는 것을 잘 알 것이다. 피해 발생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했을 텐데도 밤중에 느닷없이 수문을 연 것은 고의적인 살인행위나 마찬가지다. 북은 사전 예고를 하지 않았고 방류 후에도 우리 측에 아무런 통보나 설명을 하지 않았다. 북이 민간인을 상대로 수공()을 했다는 의심이 든다.

북이 임진강 상류에 건설한 황강댐과 4월5일댐은 하류 지역인 파주시와 연천군에 심각한 위협이다. 황강댐은 높이 34m, 길이 880m 규모로 저수용량은 3억m가 넘는다. 임진강의 연간 유출량 52억6000만m 가운데 황강댐이 차단하는 수량은 최대 21억m로 추정된다. 북이 물을 가두면 가두는 대로, 방류하면 방류하는 대로 남한 지역에 피해가 생긴다. 북의 댐 건설로 파주 연천 지역에 연간 2억9300만t의 물 공급이 줄었다. 2001년 이후 북의 예고 없는 방류로 어민들이 수억 원어치의 그물과 통발을 잃었다.

우리가 문제를 제기하자 북은 2003년과 2005년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에서 임진강댐과 임남댐(금강산댐)의 방류 계획을 사전에 통보하겠다고 약속했다. 2002년 6월과 2004년 8월 방류 계획을 사전에 알린 적도 있다. 남북간 관례와 약속을 깨고 기습적인 방류로 우리 국민 6명을 죽게 한 북은 이제 민족을 거론할 자격이 없다. 북의 행위는 경기도가 이달 초 북에 10억 원 어치의 옥수수 2500t을 지원한데 대한 패륜적 응대다.

북의 댐이 현실적인 위협이 되고 있는데도 일부 지역주민과 환경단체가 반대해 한탄강댐 공사가 7년이나 늦어졌다. 정부가 건설 중인 임진강 본류의 군남홍수조정지와 지류인 한탄강의 한탄강댐은 최소한의 자구책이다. 한탄강 댐은 홍수방지와 상수원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 소아병적인 지역이기주의도 인명과 재산 피해를 키운 한 배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