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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선 물고기 싹쓸이 선해전술 지구촌 식량위기-지역분쟁 부채질

중국어선 물고기 싹쓸이 선해전술 지구촌 식량위기-지역분쟁 부채질

Posted August. 14, 2009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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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어선들이 전 세계의 바다를 휘저으며 물고기를 싹쓸이하고 있다.

미국 네이벌워대학의 중국해양연구소 이사인 라일 골드스테인 박사는 최근 미국 제임스타운재단의 차이나 브리프에 기고한 글에서 이같이 경고했다. 그는 중국 어업은 환경뿐 아니라 외교나 안보 측면에서도 복잡한 문제를 안고 있다면서 중국의 다른 이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아온 중국 어업에 관심을 쏟아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독보적인 세계 최대 어업국

중국은 어획량과 어로 장비, 어민 수 등에서 명실상부 세계 1위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2006년 중국의 어획량은 1710만 t으로 2위인 페루(700만 t)의 2.44배나 됐다. 미국(490만 t)과 일본(420만 t)을 합한 것보다 많은 규모다.

1980년대 중반 원양어선단이 처음 조직된 이래 원양어선만 2000척 가까이 된다. 현재 대부분의 공해상과 35개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조업 중이다. 어선도 30만 척 안팎을 보유해 세계 최대다. 어민도 800만 명 안팎으로 추산되고 있다.

중국 어선들은 연근해뿐 아니라 세계 거의 모든 바다를 종횡무진하고 있다. 현재 중국이 가장 많은 어획량을 올리는 수역은 동중국해이며 남중국해와 황해(서해)가 뒤를 잇고 있다.

문제는 최대 어업국인 중국이 세계 주요 바다에서 남획과 일부 수역에서 불법 조업을 하면서 지역분쟁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

해양자원 고갈과 지역 분쟁의 불씨

무엇보다 남획으로 인한 해양자원 고갈이 심각하다. 최근 중국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연근해 어장 어족자원이 상당히 고갈됐다. 예를 들어 중국 남부 하이난() 섬 부근 베이부() 만의 경우 1960년대 487종에 이르던 어족자원이 최근 조사에서 238종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불법 조업으로 곳곳에서 충돌을 빚는 것도 문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6월 자국 수역에서 불법으로 조업하던 중국 어선 8척을 나포하고 선원 75명을 체포했다. 우리나라 역시 올 초부터 최근까지 불법 조업 혐의로 중국 어선 150여 척을 나포했다. 한국은 매년 400600척의 중국 어선을 불법 조업 등의 혐의로 나포하고 있다.

이는 영유권 분쟁과 맞물려 상승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국과 베트남이 각각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서사군도(Paracel Islands) 부근의 경우 중국 어선들이 어로 활동을 강화하면서 베트남 언론들이 어민 소득이 감소됐다고 전했다. 양국은 이 지역에서 상대국 어선을 불법 조업 혐의로 나포하는 일이 잦다.

가난한 나라들의 식량위기 부채질

중국 연근해에만 문제가 아니다. 아프리카 서부해역에 출어 중인 중국 원양어선 수는 많을 때에는 300척까지 이른다. 이들은 먼 바다에서 블루핀 참치 같은 고급 어종을 잡기보다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어업기술을 이용해 현지 어민들의 주 수입원인 고등어 같은 어종을 대량 잡아들이고 있다. 아프리카 가난한 국가들의 식량위기를 부채질하고 가난한 어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한편 최근 소말리아 아덴만에 해적들이 창궐하는 것을 두고 중국 어선 등 외국 어선들이 현지 주민들의 주요 소득원이던 물고기의 씨를 말렸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부정적 여론이 거세지자 중국 정부도 2000년 전후부터 어민과 어선을 줄이고 휴어기를 실시하는 등 성장 억제정책을 시작했지만 가시적인 효과는 없는 상태다.



이헌진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