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국회의장은 20일 미디어관계법을 둘러싼 여야 대치와 관련해 이제 우리 사회 각계에 형성된 기득권층에 새로운 세력들이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방송 분야에도 진입 규제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방송법(미디어법) 갈등의 요체는 기득권을 지키려는 세력 때문이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 의장이 방송법 개정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밝힌 건 처음이다.
김 의장은 진보나 보수 모두 기득권 세력이 있다. 그러나 기득권을 유지하려고만 하는 태도는 진보가 아니고 수구라면서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측과 새롭게 진출하려는 세력이 상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 의장은 국회의장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디어법 처리 문제에 대해 시간 끌기나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식 협상은 안 된다며 방송법 논의 시간이 많지 않다. 마냥 기다리지 않겠다고 말해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금주에 직권상정을 결단할 것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그는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은 사회적 합의에 맡겨야지 국회에서 오래 끈다고 합의가 되지 않는다며 오래 끌수록 갈등이 더 커질 뿐이라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와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시내 모처에서 나경원 한나라당 문방위 간사, 전병헌 민주당 문방위 간사가 합류한 가운데 미디어법 수정안을 놓고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 도출에 진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디어법 처리에 대한 박근혜 전 대표의 본회의 참석 반대표 행사 발언으로 초래된 한나라당의 내부 혼란은 수습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친박계 송광호 최고위원은 몇몇 친박 의원이 모임을 갖고, 당이 노력하고 있고 그렇다면 (미디어법 처리에) 반대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종훈 홍수영 taylor55@donga.com gaea@donga.com
About Dong-A 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