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사설] 한국경제, 이대로 자꾸 밀릴 것인가

[사설] 한국경제, 이대로 자꾸 밀릴 것인가

Posted July. 07, 2009 08:23,   

日本語

지난해 우리나라의 미국 달러화 기준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세계 15위로 전년보다 한 계단 내려갔다. 한국의 경제 규모는 2003년 11위에서 2004년 인도에 밀려 12위로 떨어진데 이어 2005년과 2006년 브라질과 러시아에 추월당했고 작년에는 호주에도 뒤처졌다. 작년에 원화가치가 급락해 달러 기준으로 비교하는 불리함이 따르긴 했지만 세계 속의 한국 경제 위상이 낮아진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한국은 1960년대 본격적 경제개발을 시작한 뒤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고도성장을 계속했다. 그러나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어려워진데다 과격한 노동운동이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으면서 저성장의 늪에 빠졌다. 세계경제가 대체로 호황이었던 노무현 정부 5년 동안 한국의 평균 실질 경제성장률은 4.4%로 세계 평균(4.6%)을 밑돌았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닥친 작년 4분기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5.1%까지 추락했다.

뒤늦게 시장경제의 대열에 뛰어들어 급속히 경제력을 키워가는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와의 경쟁도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우리는 이들 국가에 비해 국토면적, 인구, 부존자원, 모든 면에서 불리하다. 돈과 사람이 수시로 국경을 넘나드는 글로벌 개방경제 시대에 한국이 선두 그룹의 경쟁에서 더 밀려나지 않으려면 국가 발전전략, 사회시스템과 국민의식의 획기적 변화가 필요하다.

전자 자동차 조선 철강 등 과거 개발 연대 시절에 씨를 뿌려 지금 한국경제를 먹여 살리는 제조업의 경쟁력을 지키면서 새로운 유망산업의 활로를 개척하는 일이 시급하다. 녹색성장 시대를 이끌 신재생에너지산업을 비롯해 생명공학(BT), 신소재나노융합, 차세대 이동통신 등 신성장동력 분야에서 선진국과 시차 없이 경쟁하는 국가전략과 기업전략이 긴요하다. 한국과 같은 규모의 중간국가가 발전하려면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과감히 개척해 나가야 한다.

우리 경제구조는 수출 의존도가 매우 높다. 수출과 내수가 어느 정도 균형을 이뤄 외부 충격이 왔을 때 내수가 완충해주는 구조가 돼야 한다. 특히 국제경쟁력이 낮은 의료 교육 미디어 등 첨단 서비스산업의 시장 확대가 절실하다. 이는 국부 유출을 줄이고 외자를 더 끌어들여 경제를 살찌우는 길일 뿐 아니라 질 좋은 신규 일자리 창출의 지름길이다.

한국경제의 도약을 위해서는 경제정책 못지않게 교육정책과 노동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 교육기관들은 세계 속의 경쟁에서 이기는 글로벌 경쟁력을 지닌 인재를 배출해야 한다. 또 세계에서 가장 낙후된 노사관계를 바로잡아야 인적 자원의 잠재력을 발현할 수 있다. 공장을 멈추게 하는 불법 파업과 도심을 마비시키는 폭력시위에 대해 엄정한 법치를 확립하는 일도 지속적 성장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