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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배짱샷에 경쟁자들이 무너졌다

Posted May. 19, 2009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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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든 머리만 대면 곯아떨어지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런데 어제는 하도 떨려서 잠도 잘 안 오고.

오지영(21)은 18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사이베이스클래식 마지막 라운드를 앞두고 전날 밤 침대에서 이리저리 뒤척였다. 공동선두로 3라운드를 마치며 우승 기회를 잡은 데다 챔피언 조에서 맞붙게 된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과 브리타니 린시컴(노르웨이)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자신의 드라이버 비거리는 240야드 안팎인 반면 페테르센과 린시컴은 장타자인 데다 메이저 우승 경험까지 있었다.

하지만 오지영은 미국 뉴저지 주 클리프턴 어퍼몬트클레어CC(파72)에서 열린 4라운드에서 정교한 쇼트게임으로 2타를 줄여 합계 14언더파로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시상식에서 유창한 영어로 소감을 밝힌 오지영은 남 신경 쓰지 않고 내 플레이만 하자고 했다. 나는 좋은 아이언과 웨지 샷을 갖고 있다고 되뇌었다. 작년엔 얼떨결에 첫 승을 해 말도 제대로 못했는데 이번엔 기쁨을 만끽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스테이트팜 클래식에서 생애 첫 승을 거둔 뒤 10개월 만에 통산 2승. 우승 상금 30만 달러를 받으며 상금 8위로 올라섰다.

또박또박 코스를 공략한 오지영 앞에 경쟁자는 줄줄이 자멸했다. 공동 선두였던 페테르센은 2타를 잃고 2위(10언더파)에 머물렀다. 린시컴은 77타를 쳐 공동 6위(6언더파). 미셸 위와 폴라 크리머(미국)는 공동 3위(8언더파).

신지애 박인비 김인경 등과 1988년생 동갑내기인 세리 키드 오지영은 샌드웨지를 바꾼 지 2개월 만에 다 닳아 못쓸 정도로 훈련하는 연습벌레로 유명하다.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