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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신암행어사 시대, 누가 초래했나

Posted April. 18, 2009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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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대통령이 비서진의 보좌를 받아 국정의 큰 그림을 그리는 대한민국 정부의 중추요, 컨트롤타워다. 역대 정부에서 공직자들은 청와대 근무경력 자체를 영예로 여길 정도였다.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에는 정부 부처에서 엘리트로 손꼽히는 관료들만 청와대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민주화 이후 대통령 후보 경선과 본선에서 기여한 정당과 캠프 사람들이 충분한 자질 검증 없이 청와대에 입성하면서 말썽을 일으키는 사례가 잦아졌다.

지난달 25일 발생했던 청와대 행정관 성()접대 사건은 우발적으로 빚어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청와대 비서관 행정관 중에 기본 복무태도는 물론이고 부적절한 민원 청탁, 업무와 관련 있는 일선 공무원 및 업자들과의 술자리, 금품수수 가능성에서 문제가 있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수석비서관실마다 실세 측근들과 선이 닿지 않은 행정관이 없다는 지적이 내부에서 들려온다. 자질이 부족한 인물도 내 사람이라는 이유로 청와대에 줄줄이 밀어 넣은 보이지 않는 손들도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실세 라인 간에 서로 약점을 건드리지 않고 끼리끼리 봐주고 눈감아주는 공생 관계가 성립돼 기강이 문란해졌다는 분석도 있다.

청와대는 부랴부랴 집중 감찰대상을 추려 특별관리에 나섰다는 소식이다. 24시간 밀착 감시 단속을 당해야 할 수준의 사람이라면 처음부터 청와대에 발을 들여놓지 말았어야 한다. 이런 사람들을 놓아두고서 4년 뒤에 MB 정부가 어떤 심판을 받을지 알 수 없다.

행정관 성접대 사건은 청와대 내부의 문제점을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오히려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할 만하다. 청와대는 곧 직원 윤리강령을 제정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한다. 하지만 썩은 물이 든 비서관 행정관이 끼어 있으면 윤리강령을 백 번 만들어 본들 다른 직원들까지 오염시킬 수 있다.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가 심하거나 자격 미달의 비서관 행정관들은 검증을 거쳐 지금이라도 내보내야 한다. 집권세력이 대선 사상 531만 표의 최대 표차에 도취돼 겸허한 자세를 잃고 전리품 챙기기에 급급하다 빚어진 현상이 아닌지 심각한 반성이 따라야 한다.

청와대에도 주 7일 밤낮없이 몸을 던져 일하는 비서관 행정관도 많지만 구정물이 맑은 물마저 흐려 놓는 법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419혁명 기념 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위기에 강한 민족으로, 위기극복의 강한 유전자가 면면히 흐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물을 흐리는 사람들을 그대로 두고서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불철주야 일하는 성실한 비서관 행정관의 기운을 빼는 사고가 그치지 않을 것이다.